10‧11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가 10일 하루 앞으로 다가왔지만 여야 정치권의 뜨거운 유세 열기와는 달리 유권자의 반응은 다소 차가웠다.
이번 선거는 내년 총선을 앞두고 수도권 민심을 살펴볼 수 있는 '민심 풍향계'로 불리며 정치권의 집중 관심을 받고 있다. 지난 7일부터 8일까지 실시한 사전투표는 22.64%의 투표율로 역대 재보궐 선거 최고치를 기록했다.
김태우 국민의힘 강서구청장 후보는 '다람쥐 유세'로 강서구 전역을 돌며 표심을 자극했다. 그는 유세 현장에서 "최대한 예산을 끌어모아 초고층 아파트를 만들어 여러분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출마했다"며 "아이들이 좋은 학교에서 좋은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학군 문제를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지도부도 대거 출동해 김 후보 지원에 나섰다. 이날 오후 6시쯤 지하철 5호선 발산역 앞 광장에서 진행된 '파이널 유세' 현장에는 김기현 대표, 윤재옥 원내대표, 박대출 정책위의장, 이철규 사무총장 등 '당 4역'과 정진석 명예공동선대위원장, 권영세 선대위 상임고문 등이 참석했다.
민주당도 홍익표 원내대표를 필두로 한 원내지도부가 진교훈 후보를 돕기 위해 출동했다. 다만 지난 9일 퇴원 후 거리 유세에 참여했던 이재명 대표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진 후보는 유세현장에서 "33년 동안 행정경력이 있다"고 강조하면서 주민들에게 지지를 부탁했다.
하지만 이번 선거를 바라보는 지역 주민들의 반응은 다소 냉소적이었다. 70대 이모씨는 "이번 정치권 공방은 추잡스럽다. 사전투표율이 높게 나온 건 휴일이 겹쳤기 때문으로 본다"고 일침을 가했다. 30대 양준씨는 "강서구에만 19년째 거주 중인데 갑작스레 집중 조명돼 놀랐다"고 말했다.
여야 후보들의 공약에 대한 비판 여론도 존재했다. 화곡 6동에 사는 60대 이복희씨는 "고도 제한은 매번 풀겠다고 하지만 실제로 푸는 건 어렵다고 본다"며 "지키지도 않을 공약을 자꾸 남발해서는 곤란하다"고 말했다.
30대 여은정씨는 "언제부터 서울시가 강서구를 중요한 동네 취급을 했는지 모르겠다"며 지난해 강서구가 전세사기 최대 피해지역이었다는 점을 언급했다. 그는 "전세사기 피해 때문에 주변 사람들이 강서구를 많이 떠났다"며 "노후주택도 매번 재개발하겠다고 했지만 진행되는 것은 없었다"고 토로했다.
한편 강서구청장 본선거는 오는 11일 오전 6시부터 오후 8시까지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