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가 끝나면 21대 국회 마지막 국정감사가 시작된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구속영장 기각 후폭풍이 연휴 내내 이어지면서 여야 대치 국면도 장기화에 접어들었다.
3일 정치권에 따르면 연휴 이후 대치 정국의 첫 고비는 6일 열리는 이균용 대법원장 후보자 임명동의안 표결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전임 김명수 대법원장 체제에서 재판 지연과 사법 정치화가 발생했다며 불만을 내비쳐 온 국민의힘은 '사법부 정상화'를 위해 임명동의안 가결이 필요하다는 태도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이날 오전 본지와의 통화에서 "이 후보자는 지금껏 판사로서 보여준 역량이 대법원장을 역임할 만하다"라며 "만약 야당이 (이 후보자 임명동의안을) 부결시킨다면 앞으로도 달 이상 대법원장 부재로 인한 사법부 전체 혼란이 초래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 대표 영장 기각 후 민주당의 여권을 향한 공세는 임명동의안 표결에서도 달라지지 않을 전망이다. 지난달 21일 이 대표 체포동의안 표결 당시 단일대오가 흐트러져 큰 홍역을 치른 상황에서 이번만큼은 내분을 봉합하기 위해서라도 '단일대오'로 맞설 가능성이 있다.
당내에서도 강경론이 우세한 분위기다. 이 후보자 인사청문특별위원회 야당 간사였던 박용진 의원은 같은 날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번 대법원장후보자 인사청문특위, 민주당 소속 위원들의 일치된 의견은 이균용 후보자는 대한민국 사법부의 수장이 되기에는 매우 부적격하다는 것"이라며 "대법원을 제대로 끌고 갈 사법부의 수장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여야는 신원식 국방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 경과보고서 채택, 김행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두고도 충돌을 예고했다. 신 후보자 청문보고서 채택 시한은 오는 4일이다. 여당은 보고서 채택 필요성을 주장하지만 야당은 임명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김 후보자 청문회는 5일 열린다. 그러나 국회 여성가족위원회에서 민주당이 단독으로 청문회 실시계획서를 채택한 것을 두고 국민의힘이 강하게 반발한 만큼, 청문회는 시작부터 난항이 예상된다.
'노란봉투법'(노조법 개정안), 방송 3법 개정안 등 쟁점 법안들을 두고도 여야 간 충돌은 불가피해 보인다. 다만 정치권에서는 연휴 이후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가 각종 사안을 두고 본격적으로 협상을 벌이는 만큼 두 사람이 양보와 타협의 정치력을 발휘할 여지가 남아있다는 관측도 있다.
한편 여야 모두 오는 10·11 서울 강서구청장 선거에 당력을 집중하고 있어 힘이 다소 빠진 국감이 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공식 선거 운동 기간과 국정감사 준비 기간이 겹쳐 당과 의원실이 국감 준비에만 매진하기 어려운 환경이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6일 간의 추석 황금연휴 내내 강서구를 돌며 표심을 공략했다. 민주당 역시 텃밭 사수를 위해 총력을 쏟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