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상원의 초당파 그룹이 내주 중국을 방문할 예정이라고 로이터, 블룸버그 등 외신들이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방문단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면담도 추진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보도에 따르면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와 마이크 크레이포 공화당 의원이 이끄는 방문단은 중국 정부 당국자들과 만나 마이크론 제재 문제 등에 대해 항의를 제기할 예정이다. 또한 방문단은 상하이에 있는 미국 기업계 인사들과 만남을 갖고 미국 기업들의 중국 내 사업 환경 상황 등을 청취할 예정이다.
특히 마이크론은 크레이포 의원의 지역구인 아이다호주에 본사를 둔 가운데 슈머 의원의 지역구인 뉴욕주에 공장을 짓고 있는 만큼 이번 방문단은 마이크론 문제를 적극 어필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중국은 지난 5월 마이크론 제품에서 사이버 보안 위험이 발견됐다며, 중국 주요 정보 시설 운영업체들에 대해 마이크론 반도체 구매 금지령을 내렸다.
크레이포 의원은 "중국 방문 목적은 최근 일부 행정부 고위 관리들이 그랬던 것과 같이 여러 범위의 문제들에 대해 우리가 그들과 소통을 하는 것"이라며 "우리가 소통을 많이 할 수록, 갈등을 해결할 기회와 가능성이 많아질 것이라고 믿는다"고 언급했다.
미국은 이미 수차례 공언한 바와 같이 첨단 기술 등 국가 안보 관련 영역에 대해서는 중국의 위협에 강경하게 대응하겠다는 자세를 유지하고 있다. 이날 로이터에 따르면 미국은 이달 중 새로운 대 중국 반도체 수출통제 조치를 발표할 예정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반도체 장비 및 인공지능(AI) 반도체를 겨냥한 조치로, 작년 발표한 제재 조치를 보완 및 확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미국은 경제, 기후 등의 영역에서는 중국과 계속 소통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나타내고 있다. 지난 6월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을 필두로 재닛 옐런 재무장관과 존 케리 백악관 기후변화특사 및 지나 러몬도 상무장관에 이르기까지 행정부 고위 관리들이 잇따라 중국을 방문하고 중국 지도부와 만남을 가진 것이 이를 방증한다.
같은 맥락에서 방문단은 이번 일정에서 시 주석과의 면담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아직 성사 여부는 불투명한 상태이다. 시 주석은 지난 2015년 미국 방문 당시 미 의회 지도부와 만남을 가진 적은 있지만 통상적으로 국가 원수가 아닌 고위급 공무원은 국가주석보다는 장관급 관리가 맞이하는 편이다.
앞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 달 인도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시 주석과의 만남이 불발한 것에 대해 아쉬움을 표하며, 내달 샌프란시스코에서 있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의에서 시 주석과의 만남을 바란다는 뜻을 내비쳤다. 하지만 중국 측은 시 주석의 참석 여부를 밝히지 않은 상태이다.
한편 지난 달 슈머 의원실에 따르면 이번 방문은 중국을 포함해 한국, 일본 등 주요 동북아 국가들을 순방하는 일정으로 계획됐는데, 미 의회가 연방정부 폐쇄(셧다운) 관련 예산안 처리에 진통을 겪으면서 일정에 다소 변경이 있었던 모습이다. 따라서 실제 일정에 한국과 일본이 포함될 지 여부는 아직 미지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