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규모가 1년 간 13조원 이상 증가했다. 정부가 부동산 시장 연착륙을 목표로 올해 초부터 각종 대출규제를 완화한 것이 주담대를 늘린 주 원인으로 분석된다. 수도권에서 가장 큰 잔액 비중을 차지하는 서울지역 주담대 규모는 감소한 반면 경기도의 주담대 잔액은 큰 폭으로 늘었다. 그러나 최근 은행 대출금리가 다시 들썩거리면서 차주들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2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은행으로부터 제출받은 '예금은행 가계대출 현황' 통계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주택금융공사 모기지론 제외) 잔액은 647조83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기간 국내 은행 가계대출 규모는 894조5000억원으로 1년 전(905조4840억원)보다 10조9840억원 감소했다. 그러나 주담대 추이는 가계대출 감소 추세와 별개로 상승세를 이어갔다. 실제 은행 주담대 규모는 지난해 같은 기간(634조4480억원)보다 13조3830억원(2.1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인터넷전문은행(인뱅)의 주담대 증가세는 유독 높았다.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 토스뱅크 등 국내 인뱅 3사의 주담대 잔액 규모는 지난 6월 말 기준 21조160억원으로, 1년 전보다 56.1%(7조5600억원) 늘었다.
문제는 최근들어 은행 대출금리가 다시 들썩거리고 있다는 점이다. 한은에 따르면 8월 주담대 금리(신규 취급액 기준)는 연 4.31%로 전월보다 0.03%포인트 상승했다. 주담대 금리는 지난 5월 4.21%를 기록한 후 석 달 연속 상승 추세에 있다.
최근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주담대 변동형 금리 상단 역시 9개월 만에 7%를 넘어섰다.
가뜩이나 몸집을 불린 주담대에 금리 상승까지 더해져 가계부채 부실 리스크를 키우는데 일조하고 있다. 실제 대출을 제때 상환하지 못하는 이들이 늘면서 주담대 연체율도 상승하고 있다. 은행 주담대 연체율은 지난 6월 말 기준 0.22%로 1년 전(0.10%)보다 0.12%포인트 올랐다. 이는 한은이 집계를 시작한 2019년 4분기 이후 분기 기준 최고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