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대출 규제에 따른 금리가 오르면서, 소득이 많은 고(高)신용자 위주로 은행권 대출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17개 은행에서 지난 8월 실제로 대출을 받은 사람들의 평균 신용점수(신용평가사 KCB 또는 나이스 기준)는 882.82점으로 집계됐다.
5대 시중은행만 봐도 8개월 사이 신용점수 평균 상승 폭이 △KB국민은행 47.00(901.00→948.00) △신한은행 1.37(906.17→907.54) △하나은행 24.00(895.00→919.00) △우리은행 10.31(922.81→933.12) △NH농협은행 23.00(895.00→918.00)에 이르렀다.
금융권에서는 은행권 긴축에 따른 금리 상승 여파로 신용도 대출 여력 차이가 뚜렷해지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리가 높은데 강화된 차주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이 유지되고 있기 때문에, 지금은 높은 이자 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 고소득 우량 차주(대출자)들이 주로 은행 신용대출을 받는다"며 "요즘은 주택담보대출 등을 이미 받았다면 고금리 등 때문에 억대 신용대출이 나오지 않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다만, 은행권 일각에선 인위적으로 신용도 기준을 높여 심사한 결과일 가능성에 대해선 부인하고 있는 모양새다. 은행권 신용대출이 2년째 뒷걸음을 치고 있고, 은행 입장에선 오히려 신용대출 상품을 더 판매하고 싶은 상황이여서 DSR 외 따로 신용점수 등의 기준을 강화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한편, 지난달 은행권의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7%를 상회했다. 실제 지난달 21일 기준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주담대 변동금리는 연 4.270∼7.099%로 나타났다. 지난해 말 금리 상단이 7.603%인 점을 감안하면 약 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은행 정기예금 금리도 최근 4%대를 넘어섰다. 같은기간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19개 은행 정기예금 상품 가운데 최고 우대금리가 4%를 넘는 상품은 10여개에 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