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건설사 임원이 컨설팅 명목으로 수십억원을 받고도 신고하지 않다가 적발돼 세금 부과가 부당하다며 불복소송을 냈으나 패소했다.
3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4부(김정중 부장판사)는 A씨가 서울 동작세무서장을 상대로 제기한 종합소득세 부과처분 취소 소송을 최근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A씨는 이를 전액 수표로 지급받은 후 100만원짜리 수표 1438장을 지인 28명의 통장에 입금해 며칠 내에 현금으로 인출한 뒤 전달받는 등 현금화한 것으로 드러났다. 당초 A씨는 대표의 개인업체에서 자문료 1억원을 받았고 이 부분은 당국에 신고했지만 65억원 수입은 신고하지 않았다.
A씨는 개발사업부 소속으로, 2010∼2017년 경기도와 서울 등지에서 부지 매입, 사업계획 승인, 용적률 상향, 아파트 분양가 심의와 분양계획 수립 등의 업무를 맡았다.
세무당국은 65억원을 '사례금'으로 규정해 2020년 4월 A씨에게 2014년분 종합소득세 3억7000만여원을 고지했다.
그러자 A씨는 "과세는 취소돼야 한다"라며 불복 소송을 냈다. 전문적 경험과 지식을 이용해 용역을 수행한 대가이기 때문에 사례금이 아니라는 것의 그의 주장이었다.
재판부는 A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러면서 "A씨는 용역계약을 체결했다지만 계약서나 약정서가 없다"라며 "지급된 돈이 상당한 고액임을 고려하면 문서 형태로 계약을 맺지 않은 것은 일반적인 상식에서 이해하기 어렵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금액이 전액 수표로 지급됐는데, 거래내역을 남기지 않는 방법으로 지급됐다는 점에서 통상의 용역대가와 양상이 다르다"며 "이는 일반적으로 소득세 탈루에서 많이 사용되는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아울러 B사 대표가 A씨에게 준 돈을 회계장부에는 다른 데 지급한 컨설팅 수수료, 민원 처리비 등으로 허위 기재했다면서 "만약 실제로 용역 대가로 지급된 것이라면 세무조사 등 불이익을 감수하면서까지 허위로 기재할 이유가 없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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