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도 50대도 빚 때문에 '한숨'...커지는 韓경제 경고음

2023-09-26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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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는 한국경제, 가계도 기업도 고통]

20대는 주택 구입하느라 빚 늘려, 50대는 빚내서 사업, 자산 투자

소득 3배 수준의 가계 부채, 한국 경제 짓눌러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눈덩이처럼 불어난 가계부문 부채가 대한민국을 짓누르고 있다. 특히 최근 부동산 시장 회복세에 따라 주택 구입과 개인사업 등을 위해 차주들이 앞다퉈 자금 융통에 나서면서 지난달 은행권 가계대출 잔액은 역대 최대 기록(1075조원)을 갈아치웠다. 이런 상황에서 고금리 기조 장기화가 예상되자 빚 상환 부담 확대에 따른 부실 리스크 우려도 점증하고 있다.

26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3년 3분기 금융 안정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19 이후 늘어난 가계부문 대출을 연령별로 분석한 결과 올해 2분기 기준 가계대출 보유 차주의 채무부담비율(LTI)은 평균 300%로 집계됐다. 이는 2019년 4분기 대비 34%포인트 늘어났으며 차주 1명당 소득 대비 3배 규모를 부채로 안고 있다는 뜻이다.

LTI는 전 연령대에 걸쳐 확대됐다. 그중에서도 2030세대 청년층의 LTI 비율은 2019년보다 39%포인트(223%→262%) 증가하며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청년들의 부채는 주택대출을 중심으로 급증했다. 청년층이 전세자금대출 확대와 특례보금자리론, 초장기 주택담보대출(주담대) 등을 이용해 주택 구입에 나서면서 이들이 부담해야 할 가계대출 또한 급증했다. 이에 2019년 6200만원 수준이던 청년층 1인당 가계대출 규모는 7900만원까지 27%가량 늘었다. 

상대적으로 소득수준이 낮은 청년들의 가계대출 확대는 이들의 채무 상환 능력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취약 차주를 중심으로 연체율도 상승하고 있다. 2021년 1분기 5.32% 수준이던 청년 취약 차주 연체율은 올 2분기 8.41%까지 상승했다. 청년층에서 취약 차주 비중은 7.2%에 달해 여타 연령층(6.0%)에 비해 높은 수준이다.

50대 이상 장년층과 고령층에서는 개인사업자대출을 중심으로 대출 규모가 확대됐다. 이들은 노후를 대비한 자영업 또는 자산 투자 활용 등을 위한 상업용 부동산 매입 수요로 비은행권 개인사업자 대출을 늘린 것으로 파악됐다. 실제 고령층 개인사업자대출 비중은 2분기 30.8%로 여타 연령대(19.5%)에 비해 높았다. 고령층은 가계부채 증가세가 두드러지지 않지만 1인당 개인사업자대출 규모가 큰 데다 자영업자 소득도 부진해 연체율이 높아지고 있다. 

문제는 이 같은 가계 채무 부담 확대가 자칫 소비와 투자 부진으로 이어져 국내 경제 성장잠재력 약화와 금융시스템 대응 여력 저하를 초래할 수 있다는 점이다. 실제 금융 취약성을 나타내는 금융취약성지수(FVI)는 전 분기 대비 0.3포인트 오른 43.6을 기록했다. 한은은 올해 2분기 한국 명목GDP 대비 가계부채는 101.7%로 세계 주요국 대비 높은 수준이며 향후 3년간 가계부채가 매년 4~6%가량 증가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한은은 가계의 과도한 차입에 따른 부실 리스크가 확대되지 않도록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한은 관계자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적용 대상 대출을 확대해 나가면서 장기 주담대 등은 차주 상환 능력 심사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면서 "고령층 역모기지 확대 등을 통해 노후자금 조달 여력을 확대하고 개인사업자 대출 규제 기반을 마련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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