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를 앞두고 코스피 2500선이 무너졌다. 코스닥은 2% 넘게 떨어졌다. 외국인과 기관투자자들이 순매도에 나서며 개인투자자들이 방어했지만 지수 급락을 막지는 못했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2.37포인트(0.49%) 하락한 2495.76에, 코스닥 지수는 18.18포인트(2.12%) 급락한 839.17에 마감했다.
코스피가 종가 기준으로 2500선을 밑돈 건 지난 5월 17일(2494.66) 이후 4개월여 만이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개인이 481억원, 기관이 709억원 규모를 사들였지만 외국인이 1338억원어치를 팔았다.
이날 양대 지수가 급락한 이유는 외국인들이 이차전지 밸류체인에 자리 잡은 종목들을 대거 매도했기 때문이다.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포스코홀딩스(-1475억원), LG에너지솔루션(-157억원), 삼성SDI(-60억원), 금양(-56억원), 포스코퓨처엠(-51억원) 등 이차전지 관련 종목 상당수를 순매도했다.
코스닥시장에서도 에코프로비엠(-917억원), 에코프로(-807억원), 레인보우로보틱스(-36억원) 순으로 순매도했다.
주가 역시 약세였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인 이차전지 관련주들이 신저가를 경신하는 등 파란불 일색이었다.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는 각각 3.05%, 2.25% 하락했고 LG화학은 1.55%, 포스코홀딩스는 5.27%, 포스코퓨처엠은 6.82% 내렸다. LG화학과 삼성SDI는 장중 52주 신저가를 경신했다.
코스닥시장에서도 에코프로비엠과 에코프로 등 '에코프로 형제'가 나란히 8.89%, 8.05% 떨어졌다. 포스코DX는 3.29%, 엘앤에프는 2.82% 하락했다. 에코프로비엠과 에코프로 시총 비중은 12%에 달한다.
이차전지주가 일제히 무너지면서 하락에 베팅하는 상장지수펀드(ETF)인 'KB STAR 2차전지 TOP10 인버스'는 지난 12일 상장 후 최고가를 썼다.
이차전지 업종 부진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9월 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이후 후폭풍으로 해석된다. 고밸류에이션 성장주에 대한 부담감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연준이 점도표에서는 내년 기준금리 예상치(중간값)가 5.1%로 제시되면서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아졌다. 금리가 시장에 지배적인 변수로 떠오른 상황이 성장주에는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이차전지 관련 종목들은 연초 이후 지나치게 빠른 속도로 상승하면서 밸류에이션 부담이 여전히 높은 상태지만 이차전지와 관련된 호재성 이슈는 약해졌다.
주가가 주당 순이익 대비 몇 배인지를 보여주는 주가수익비율(PER)을 살펴보면 이날 기준 에코프로 PER은 634.62배, 에코프로비엠은 107.50배였다. 포스코DX는 166.77배, 포스코퓨처엠은 241.69배였다. PER은 수치가 높을수록 주가가 고평가됐다는 의미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이차전지주 주가는 테슬라 약세, 실적 대비 밸류에이션 고평가라는 분석, 에코프로머티리얼즈 상장 예비심사 통과로 재료가 소멸되는 영향 등을 받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