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통상자원부 내 분위기가 뒤숭숭하다. 이번 주 중 대규모 실·국장 인사가 예정된 가운데 전 정부 때부터 주요 정책을 수립·추진해 온 실장(1급)들이 대거 물갈이될 것으로 보여서다.
25일 정부 부처에 따르면 산업부는 추석 연휴 전 실장급 인사를 단행할 예정이다. 국장급에서 실장급으로 격상된 대변인 보직까지 합치면 산업부에는 총 9개의 실장 자리가 있다. 이 가운데 절반 정도인 4명이 교체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은 전 정부의 탈원전 정책을 주도한 바 있다. '친(親)원전' 기치를 내건 현 정부와 결이 다르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한 부처 관계자는 "실장 승진 명단에 이름을 올리면 대통령실에서 여러 방면으로 확인하는 작업을 거친다"며 "전 정부에서 했던 역할을 가장 중요하게 본다"고 귀띔했다.
행시 37~38회가 빠져나간 자리는 현재 국장급인 39~40회가 1급으로 승진해 메울 것으로 보인다. 실·국장 인사가 마무리되면 과장급 인사가 이어진다. 과장급 인사 결과까지 들여다보면 '방문규 체제'의 윤곽을 확인할 수 있을 전망이다.
실장급 지각 변동이 예고된 가운데 이른 승진이 달가운 일만은 아니라는 시선도 있다. 위로 갈수록 좁아지는 피라미드 인력 구조를 감안하면 빨리 올라갈수록 빨리 내려올 가능성도 동반 상승하는 탓이다.
사무관들 사이에서도 어수선한 분위기가 감지된다. 산업부는 실물 경제와 통상, 에너지 정책을 총괄하는데 최근 들어 에너지 관련 부서 인기가 저조하다. 정권 입맛에 따라 에너지 정책이 바뀌다 보니 나중에라도 책임 소재를 물어 승진에 제동이 걸릴 수 있어서다.
또 다른 부처 관계자는 "전 정부와 현 정부에서 감사·수사를 받은 산업부 공직자 대부분이 에너지 관련 업무에 종사했다"며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 정책 변화가 크지 않은 부서 근무를 선호하는 것도 당연하다"고 전했다.
에너지 관련 정책은 정권이 바뀌어도 함부로 정책기조를 바꾸지 못하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그 피해와 후유증이 어마어마 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