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층이 마오타이를 마시지 않는 건 아직 때가 되지 않아서다. 20대는 아직 어려서 세상 물정 모른다. 좋은 술이 무엇인지 분간도 못한다.”
2020년 8월, 지커량 마오타이그룹 명예회장이 한 TV 프로그램에 나와 이 말 한마디 했다가 중국 청년들로부터 지탄을 받은 적이 있다.
그런데 최근 들어 마오타이가 젊은층 공략에 적극 나서기 시작했다. 유명 기업과 컬래버(협업) 방식으로 마오타이 아이스크림·커피·초콜릿을 잇달아 내놓아 젊은 이미지를 강조하면서 Z세대와의 접점 찾기에 나선 것이다.
이러한 움직임은 최근 중국 바이주(백주) 시장이 정체기에 들어선 것과 무관치 않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전국 바이주 생산량은 2017년 이후 6년째 내리막세를 걷고 있다.
'마오타이 술 한 방울' 담은 초콜릿·커피·아이스크림
지난 16일 오후 3시 30분. 마오타이는 '마오샤오링(茅小凌)’ 초콜릿을 발표했다. 세계적인 식품기업 마스(Mars) 산하 초콜릿 브랜드 도브와의 컬래버 제품이다.
마오타이가 도브와 7개월간의 연구·개발과 80여 차례 시음 테스트를 거쳐 완성했다. 초콜릿에는 마오타이 주력 상품인 ‘53도 페이톈(飛天)’ 바이주가 2% 함유됐으니, 10g짜리 초콜릿마다 0.2g 마오타이 술이 함유된 셈이다.
500㎖ 페이톈의 소비자가격은 1499위안, 우리 돈으로 약 27만원이지만 실제로는 시장에서 2800~3000위안을 줘야 간신히 구할 수 있는 귀한 술이다. 이번 컬래버로 값이 비싸 평소 입에 대기도 힘든 마오타이 술을 마오타이 초콜릿으로 대신 맛볼 수 있게 됐다.
마오타이는 앞서 4일에도 중국 최대 커피체인점 루이싱커피와 컬래버 제품 ‘장향(酱香) 카페라떼’를 출시했다. 장향은 마오타이 특유의 ‘꼬린내 향’을 일컫는 말이다. 장향 라떼는 출시 첫날에만 전국 루이싱(瑞幸) 매장에서 542만잔이 팔려 1억 위안 매출을 돌파했을 정도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마오타이는 지난해에는 중국 간판 유제품 기업인 멍뉴(蒙牛)와 마오타이 아이스크림을 첫 출시한 데 이어, 올해는 중제(中街)1946이라는 또 다른 브랜드와 막대 아이스크림 신제품도 출시했다.
마오타이가 이처럼 유명 브랜드와 컬래버를 통해 아이스크림, 커피, 초콜릿 등을 선보인 데는 무엇보다 최근 중국 바이주 시장이 사실상 정체기에 돌입하면서 새로운 성장점을 모색할 필요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마오타이 회장 “청년을 잡아야 미래를 잡는다”
현재 마오타이는 젊은 세대를 미래 잠재적 고객으로 육성하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 글로벌 컨설팅업체 RIES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청년 음주 인구는 4억9000만명에 달하고, 청년 음주 시장 규모는 4000억 위안에 달하는 등 잠재력이 크다.
하지만 마오타이 등과 같은 바이주를 ‘어르신 술’로 인식하는 청년들의 거부감은 크다. 마오타이는 청년들에게 술이 아닌 커피·초콜릿·아이스크림으로 생애 첫 마오타이주를 쉽게 접하게 함으로써 미래 고객으로 키우겠다는 의도다.
딩슝쥔 마오타이그룹 회장이 직접 나서서 “청년을 잡아야 미래를 잡는다”고 강조한 배경이다. 지난 16일 마오타이 초콜릿 발표회에서도 딩 회장은 "우리가 중국 전통 브랜드로서 영원히 젊음을 유지하고 생명력을 강화하기 위해선 Z세대로 대변되는 청년층을 포용함과 동시에 중국 브랜드와 중국 문화를 전 세계에 널리 알리며 글로벌화를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중국 바이주 기업 중에선 쓰촨성 명주 업체인 루저우라오짜오(瀘州老窖)가 이미 젊은 이미지를 강조하기 위해 초콜릿·아이스크림·밀크티부터 심지어 향수까지 컬래버 제품을 내놓은 바 있다. 특히 2018년 내놓은 2만병의 한정판 향수는 이틀 만에 매진돼 이슈가 되기도 했다.
술 기반 ‘마오타이 생태계’ 구축 노력
커피·아이스크림·초콜릿 같은 컬래버 제품은 마오타이 그룹의 실적 향상에도 도움이 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최근 바이주 시장의 하향세 속에 마오타이도 2018년부터 5년 넘게 가격 인상을 하지 못했다. 현재 53도짜리 페이톈의 경우 공장 출고가는 969위안, 소비자가는 1499위안으로 5년째 그대로다. 마오타이는 가격 인상 대신 유통채널을 개혁하고 제품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고 컬래버를 진행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마진율을 높여 실적을 끌어올리는 데 주력하고 있는 것이다.
마오타이는 단순한 주류기업이 아닌 ‘마오타이 생태계’ 전략을 구축하는 데도 힘쓰고 있다.
저녁 회식때 마오타이 술을 마시고, 모닝 커피로 마오타이 라떼를 마시고, 점심 디저트로 마오타이 아이스크림을 먹고, 춘제 중추절 같은 명절엔 지인에게 마오타이 초콜릿을 선물하고… 딩슝쥔 회장이 그리는 ‘마오타이 생태계’의 모습이다.
‘마오타이는 이를 위해 ‘마오샤오링(茅小凌)’이라는 식품 브랜드 상표를 비롯해 몇몇 상표 브랜드를 중국 공산당국에 신청해 현재 심사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마오타이의 컬래버는 글로벌화 전략과도 연결돼 있다.
특히 이번에 마오타이 초콜릿을 위해 손잡은 도브는 마오타이의 첫 국제협력 파트너사다. 고디바, 페레로 로쉐 등 다른 유명 초콜릿 브랜드에 비해 고급으로 평가받고 있지는 않지만 도브의 시장 지위를 눈여겨본 것이다.
도브, 앰엔엠(M&M) 초콜릿, 스니커즈 등을 소유한 마스는 중국 초콜릿 시장에서 가장 큰 식품기업 중 하나로,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제과·초콜릿 시장 점유율 35%를 차지했다.
마스는 북미와 유럽 지역에서 강력한 슈퍼마켓 유통채널을 보유하고 있다. 향후 마오타이가 이를 활용해 글로벌 시장에서 더 영향력을 넓힐 수 있을 것으로도 기대된다.
빈번한 컬래버…'117조' 브랜드가치 희석 우려도
마오타이의 브랜드 가치는 100조원이 훌쩍 넘을 정도로 어마어마하다. 8일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칸타가 발표한 '2023년 브랜드Z(BrandZ) 가장 가치 있는 100대 중국 브랜드 순위'에서 마오타이는 브랜드 가치 884억 달러(약 117조원)로, 1위 텐센트(1441억 달러), 2위 알리바바(901억 달러)에 이어 3위를 기록했다. 일개 주류 기업이지만 마오타이 시가총액은 18일 기준 416조원으로, 우리나라 삼성전자와 맞먹는다.
당연히 중국 기업들로선 마오타이와 협업만 하면 브랜드 가치가 상승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마오타이 브랜드 자체가 희소가치와 고급 이미지를 갖고 있는 만큼 빈번한 컬래버는 오히려 마오타이 고유 브랜드 이미지를 희석시킬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마오타이와 컬래버를 진행한 기업은 마오타이 ‘후광’ 효과로 몸값이 뛰겠지만, 정작 마오타이가 얻는 이득은 크지 않다는 것이다. 잦은 컬래버에 피로감을 느낀 누리꾼들은 "마오타이가 무슨 '요리'든 한 방울씩 첨가할 수 있는 '조미용 술'이 된 것 같다"고 비아냥거리기도 했다.
딩슝쥔 회장도 이를 의식한듯 16일 마오타이 초콜릿 발표회에서 “이번을 끝으로 마오타이 생태계 제품 개발은 종료한다”고 언급했다.
전문가들은 마오타이가 젊은 층 고객을 사로잡기 위해선 컬래버를 통해 젊은 이미지를 부각시키는 것도 중요하지만 샤오훙수, 더우인 등 Z세대가 즐기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적극 활용해 청년 세대와 커뮤니케이션을 꾸준히 하며 피드백을 공유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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