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금대출'은 언감생심, 수요 폭발하는 저축은행 '소액대출'

2023-09-19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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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적 고신용자, 성향 비슷한 인전은 '비상금 대출'로의 이탈 가시화

"향후 연체율 더 높아질 수도" 우려

사진아주경제DB
사진=아주경제DB
저축은행의 소액대출 취급량이 꾸준히 늘고 있다. 다른 대출 상품의 심사조건 및 절차가 까다로워지면서, 높은 금리를 감수하고 찾는 이들이 많아지고 있다. 이로 인해 향후 건전성이 악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크다. 기존 소액대출 이용자 중 상대적 고신용자들은 인터넷전문은행의 ‘비상금대출’로 이탈하는 흐름이 이미 가시화됐기 때문이다.

1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대형 저축은행(SBI·OK·한국투자·웰컴·페퍼) 5곳의 2분기 말 합산 소액대출 잔액은 612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작년 말 5655억원보다 8.2%(465억원) 증가한 규모다.

전체 저축은행으로 범위를 넓혀도 흐름은 비슷했다. 79개 저축은행의 1분기 말 합산 소액대출 잔액은 1조216억5500만원으로 전년 동기(9075억45000만원)보다 12.6%가 늘었다.

소액대출은 통상 300만원 이하로 단기간 빌리는 자금을 뜻한다. 금리가 법정 최고 수준(연 20%)에 육박할 정도로 높지만, 별도의 담보 없이 신청 당일 빌릴 수 있는 게 장점이다. 이에 저신용 서민들이 주로 이용한다. 업계에선 지난 1년간 소액대출 잔액이 꾸준히 증가한 현상을 두고 “고금리시대를 맞아 벼랑 끝에 몰린 차주가 그만큼 많아졌다는 걸 방증하는 수치”라는 해석을 내놓는다.

업체 입장에선 ‘건전성 관리’에 대한 부담이 커지고 있다. 일단 주요 수요층이 저신용자인 만큼 연체율에 대한 기본적인 부담이 크다. 여기에 최근 인터넷전문은행(인전은)에서 소액대출과 비슷한 성향의 ‘비상금대출’을 공격적으로 선보이면서 상대적 고신용자들이 이탈하는 흐름도 더해졌다. 이들이 이탈한 자리는 더 밑단의 차주들이 메우게 되는 구조가 자연스럽게 형성됐다.

비상금대출은 최소 50만원에서 최대 300만원의 소액을 빌릴 수 있는 상품이다. SGI서울보증의 보증을 담보로 소득과 직업이 없어도 대출이 진행된다. 절차도 별도 서류 없이 본인 인증만으로 간편하게 진행할 수 있다. 금리 역시 최저 4.8%에 그칠 정도로 높지 않다. 평균 대출 실행 금리는 7% 내외 수준이다. 1금융권에서 진행되는 만큼, 신용점수에도 별다른 악영향을 받지 않는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소액대출의 경우, 눈앞의 급전이 필요한 차주들이 이용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제 해당 수요는 완전히 인전은의 비상금대출로 넘어간 상태”라며 “이후 소액대출을 이용하는 고객들의 소득·신용 수준은 더욱 나빠졌고, 이 추세대로라면 앞으로 연체율은 더욱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라고 말했다.

79개 저축은행의 1분기 말 소액대출 연체율은 7.3%로 집계됐다. 대형 저축은행 5곳의 작년 말 대비 소액대출 연체액은 웰컴저축을 제외한 4곳이 일제히 증가했다. SBI저축과 OK저축의 연체 증가액이 각각 8억원, 9억원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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