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증강현실(AR) 게임 제작사 나이언틱이 캡콤과 협업해 인기 헌팅 액션 시리즈인 몬스터헌터를 정식 라이선스한 신작 ‘몬스터헌터 나우(Monster Hunter Now)’를 출시했다. 몬스터헌터 나우는 나이언틱이 ‘위치 기반 AR 게임’에 축적한 노하우와 기존 몬스터헌터 시리즈 특유의 협동 수렵 콘텐츠를 결합한 신선한 재미를 선보일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나이언틱은 스마트폰의 카메라, 가속도계, GPS를 이용해 물리 세계와 지형 지물 데이터를 게임 속 공간과 구성요소로 활용하는 AR 게임에 특화된 제작 역량을 갖춘 회사로 2016년 ‘포켓몬고’를 통해 전 세계에 이름을 알렸다. 포켓몬고를 8년째 서비스하면서 꾸준한 인기를 유지하고 있지만 그간 이용자를 사로잡을 만한 후속작을 선보이지 못한 것으로 평가되는 나이언틱이 캡콤의 인기 지식재산(IP) 몬스터헌터를 바탕으로 새로운 팬층 확보에 성공할지 주목된다.
캡콤 몬스터헌터 시리즈 프로듀서인 료조 쓰지모토(Ryozo Tsujimoto)는 “몬스터헌터 나우는 스마트폰에서 탭과 플릭만으로 간단하지만 깊이 있는 사냥을 즐길 수 있고 친구들과 실시간 멀티플레이 액션을 즐길 수 있는 특별한 몬스터헌터 경험”이라며 “몬스터헌터를 처음 접하는 분이나 오랜 팬 모두에게 흥미진진한 새로운 경험이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몬스터헌터 나우는 이용자에게 우리가 사는 세상에 나타난 기존 시리즈 세계관 속 몬스터를 추적하고 이들을 사냥하는 글로벌 퀘스트에 도전하게 한다. 탭 기반의 간편한 조작과 고품질 그래픽으로 어디서든 즐길 수 있는 헌팅 액션 콘텐츠를 제공한다.
이용자는 강력한 무기를 제작하고 동료 헌터와 힘을 합쳐 거대한 몬스터를 찾아 맞서 싸울 수 있다. 밀림, 사막, 늪지 등 주변 환경에 따라 다양한 몬스터를 발견할 수 있고 혼자 상대하는 전투나 동료 헌터와 힘을 합쳐 거대한 몬스터에 대적하는 협동을 경험할 수 있다. 이용자는 75초로 제한된 매 전투마다 몬스터의 약점을 공략하고 이용 가능한 요소를 총동원하기 위해 무기를 연마하고 갑옷 세트를 제작하고 스킬을 단련해야 한다. 모험 연동 모드를 통해 동네를 탐험하면서 페인트볼로 몬스터를 추적하고 그 현장을 집으로 가져와 사냥을 이어갈 수 있다. 게임을 플레이하지 않는 동안에도 동반자가 사용하는 페인트볼을 이용해 지나가는 몬스터를 확인하고 이후 사냥을 이어갈 수 있다.
이번 몬스터헌터 나우 정식 출시와 함께 AR 카메라 모드, 그룹 사냥, 장비설정 등 다양한 기능이 공개됐다.
‘AR 카메라 모드’를 사용하면 현실 세계에서 이용자 근처에 있는 거대한 몬스터를 찾을 수 있다. 이들과 상호작용하고 이들의 행동을 살핀 다음 소셜미디어에 그 모습을 게재할 수 있다. ‘그룹 사냥’ 기능은 이용자가 팀을 짤 수 있는 이용자 근처의 헌터와 자동으로 연결해 주는 기능이다. 이는 혼자서 상대하기 어려운 몬스터와 만났을 때 사냥에 도움을 청할 다른 사람들을 모을 수 있게 해 준다. ‘친구 추가’는 이용자가 함께 게임을 즐길 새 이용자를 QR코드, 친구 코드, 초대 코드로 초대하고 새 이용자는 회복약, 페인트볼 등 보상을 얻을 수 있는 기능이다. ‘파티 사냥’은 특정 친구 그룹과 함께 팀을 만들어 사냥하는 기능으로, 친구가 근처에 있지 않아도 각 멤버가 각자 발견한 몬스터를 함께 사냥할 수 있다.
나이언틱과 캡콤은 정식 서비스 출시 전 게임 개발 단계에 기존 시리즈를 경험한 이용자 편의성을 고려했고 시범 서비스 단계에 참여한 이용자의 의견도 반영했다. 여타 몬스터헌터 시리즈와 마찬가지로 헌터가 게임 중 장비와 무기를 미리 설정하고 빠르게 교체할 수 있게 지원해 사냥을 손쉽게 즐기도록 했다. 소프트론칭(시범 서비스) 참가자 요청을 반영해 ‘장비 설정’을 추가했는데, 이는 이용자가 몬스터와 만나기 전 갑옷이나 무기, 기타 장비를 선택해 사냥 중 간편하게 장비를 교체할 수 있는 기능이다.
케이 카와이 나이언틱 최고제품책임자(CPO) 겸 몬스터헌터 나우 총괄 프로듀서는 지난주 이 게임 출시 직전 영어권 게임 리뷰 사이트 ‘포켓택틱스’에 게재된 인터뷰를 통해 몬스터헌터 나우 이용자층을 기존 시리즈 팬층 이상으로 확장할 것이라는 의지를 나타냈다. 그는 “(대중적인 게임 플랫폼으로서) 모바일에는 엄청난 잠재력이 있다”며 “기존 이용자층 위에 가족을 포함한 다양한 이용자를 게임에 끌어들이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나이언틱이 기존 포켓몬고 라이브 서비스를 통해 축적한 게임 운영 및 이벤트 기획 노하우를 활용해 몬스터헌터 나우 서비스를 흥행케 할 것임을 시사했다.
나이언틱이 기존 전문성과 전통적인 게임 시장에서 장수 IP를 활용한 시도에 이용자가 호응할지 업계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간 나이언틱은 포켓몬고 외에 다양한 게임을 선보였지만 포켓몬고를 넘어설 만한 성공작을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나이언틱은 포켓몬고를 2017년 한국에도 정식 출시했고 서비스 지역을 150개국으로 확대하며 흥행을 이어 갔다. 2022년 3월 전국 세븐일레븐 가맹점 1만1000곳과 한국관광공사 선정 관광지 1000곳을 게임 속 콘텐츠인 ‘포켓스톱’과 ‘체육관’으로 지정하는 등 한국 이용자를 겨냥한 파트너십을 맺었다. 각국 실제 도시 전체를 게임 무대로 삼는 현장 이벤트 ’포켓몬고 사파리존’을 2022년 9월 한국에선 처음으로 경기도 고양에서 진행했고 올해 10월 서울에서 다시 열기로 하는 등 한국 시장 마케팅에 공을 들였다.
올해 초 출시한 ‘나이언틱 NBA 올 월드’ 서비스를 6월 말 중단하고 ‘마블 월드 오브 히어로즈’ 개발을 포기하는 등 상반기 들어서 모바일 게임 투자를 축소하고 포켓몬고와 같은 위치 기반 AR 게임에 더 집중해 왔다.
게임업계 한 관계자는 “나이언틱은 과거 해리포터 IP를 활용해 스와이프 조작으로 마법을 구사하는 아이디어를 담은 게임을 출시했다가 2022년 초 서비스를 접었다”며 “AR 게임을 표방했지만 위치정보 기반 소셜 게임이라는 특성을 잘 살리지 못했던 사례”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