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국 바이주(白酒) 명주 '마오타이(茅台)'를 섞은 '장향(醬香, 마오타이 특유의 향) 카페라떼'가 출시돼 인기몰이하자, 중국 부동산 기업들도 침체된 투자심리를 살리기 위해 광고 마케팅에 마오타이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13일 중국 매일경제신문에 따르면 충칭시 위베이구의 한 아파트 분양 광고에는 '장향 평형(醬香戶型)'이라는 단어가 등장했다. 장향 카페라떼처럼 가장 인기 많은 아파트 평형이라는 뜻에서 이름 붙였다는 게 해당 아파트 건설사의 설명이다.
이외에도 업체들은 마오타이 술 광고를 모방해 홍색·백색·금색으로 아파트 분양 광고를 만드는가 하면, 아파트를 구경만 해도 '장향 라떼'를 증정하고, 아파트를 구매하면 우리 돈으로 한병에 50만원짜리 마오타이 술 선물세트를 증정한다.
최근 중국 경기 둔화 속 침체된 부동산 투자 심리를 자극하기 위해 부동산 업자들이 마오타이 라떼 열풍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고 신문은 설명했다.
올 들어 부동산 경기가 침체 양상을 보이면서 중국 정부는 이달 초 기존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 인하, 생애 첫 주택 담보대출 금리 및 계약금 비율 인하, 런팡부런다이(認房不認貸, 과거 대출이력 상관없이 본인이나 가족 명의 주택 없으면 생애 첫 주택자 간주) 등 부동산 부양 조치를 줄줄이 내놓았다.
특히 9~10월은 중국에서 부동산 시장 성수기로 불리는 만큼 이번 부양책이 얼마나 효과를 거둘지에 시장은 예의주시하고 있다. 중국 최대 부동산중개업소 중위안부동산에 따르면 9~10월 매출이 중국 부동산기업 연간 매출의 약 18%를 기여한다.
실제로 이달 초부터 부양책 효과 덕분에 부동산 중개소마다 사람들이 몰리고, 전화벨이 끊임없이 울리는 등 코로나19 팬데믹 3년간 억눌렸던 주택 구매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고 현지 언론들은 보도했다. 수도 베이징의 경우, 부양책이 발표된 9월 첫째 주 신규·중고주택 거래량 모두 급증했다.
하지만 부양책이 '반짝 효과'에 그치는 것 아니냐는 암울한 진단도 나온다. 중위안부동산 통계에 따르면 부양책 발표 직후인 9월 첫째 주 주말 베이징 중고주택 거래량은 2600채에 달했다. 하지만 둘째 주 주말엔 1700채로 전주 대비 35% 급락했다. 신규주택 분양건수도 급증세를 보이다가 다시 꺾이는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상하이나 광저우 등 다른 1선 도시 상황도 비슷하다. 중국 부동산 시장조사업체인 중국지수연구원 통계에 따르면 9월 둘째 주 상하이와 광저우 신규주택 판매량도 모두 전주 대비 감소세를 보였다.
부양책 약발이 장기적으로 이어질지는 불확실하다는 전망이 나오는 배경이다.
게다가 그동안 부동산 경기 침체 속 묵혀있던 주택 공급량이 한꺼번에 쏟아지면 부동산 매매 심리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중국 국금공사에 따르면 9월 둘째 주 베이징·선전·광저우의 중고주택 매물은 직전주보다 각각 2.7%, 2.3%, 0.6% 늘었다.
류위안 중위안부동산 연구부문 책임자는 블룸버그에 "주택시장이 소폭 반등하고 있는 등 긍정적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면서도 "현재의 부양책으로는 시장이 바닥을 치고 반등하기엔 충분하지 않다"고도 지적했다. 루팅 노무라증권 수석 경제학자도 진정한 회복세를 보이기 위해선 부양책이 충분하지 않다며 추가적으로 강력한 부양책이 나와야 한다고 시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