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지역 토지 거래량이 9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10년 이상 꾸준하던 가격 상승세 또한 꺾이며 토지에 대한 투자자 관심이 식어가고 있다.
13일 서울 부동산정보광장 통계에 따르면 올해 1~8월 서울 지역 토지 거래량은 3486건으로 나타났다. 이는 2014년 1~8월 2738건 이후 가장 적은 수준이며 지난해 같은 기간 4170건과 비교하면 16.4% 줄어든 수치다.
매년 꾸준히 오르던 토지 가격 또한 올해 들어 주춤한 상황이다. 한국부동산원 통계에 따르면 서울 지역 토지 가격은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0.1% 상승하며 사실상 보합세에 그쳤는데 이대로 연말까지 이어진다면 세계 금융위기가 닥쳤던 2009년(-1.0%)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토지 가격은 2009년 이후 꾸준히 올랐는데 특히 2018년엔 서울 지역 토지 가격이 연간 4.3% 상승하며 본격적으로 오르기 시작했다. 이후 △2019년 6.1% △2020년 5.3% △2021년 4.8% △2022년 3.1% 오르며 상승세를 유지했다.
서울에 위치한 알짜 개발부지 또한 찬밥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서울시는 2000년대 초 사업을 추진하던 마포구 상암동 디지털미디어시티(DMC) 인근 3만7262㎡(약 1만1000평) 부지에 대해 올해 초 매각 공고를 내면서 사업을 재추진했으나 지난 6월까지 신청자가 없어 5번 유찰됐다. 또 서초구 교대역 인근 한국마사회 부지(면적 1400㎡, 지하 2층~지상 5층 규모 건물 위치) 또한 지난달 진행된 공매에서 유찰됐다.
아파트 등 주택은 정부 규제 완화 등 여파로 회복세를 보이고 것과 달리 일반적인 토지는 공사비 증가와 고금리로 인한 이자 부담 심화로 토지 개발 사업 자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다.
정경진 밸류맵 연구원은 "경기 침체와 부동산 침체가 이어지며 토지에 대한 투자자 관심도가 줄어들었다"며 "앞서 서울 토지 가격이 이미 많이 오른 상황에서 고금리 또한 이어지며 개발이 어려워졌고 투자자들이 쉽게 접근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미국 금리 등 변화를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