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조선중앙통신은 11일 "김정은 동지께서 푸틴 대통령의 초청에 의해 곧 러시아를 방문하게 된다"며 "방문 기간 김정은 동지께서 푸틴 동지와 상봉하시고 회담을 진행하시게 된다"고 밝혔다.
크렘린궁도 같은 날 브리핑에서 "김 위원장이 푸틴 대통령의 초청을 받아 수일 내(in coming days) 러시아에 찾아올 것"이라고 공개했다. 다만 북‧러 모두 김 위원장의 도착 시간과 회담 장소, 시기 등 자세한 일정은 밝히지 않았다.
외신 등에 따르면 김 위원장이 탑승한 전용 열차는 지난 10일 오후 평양을 출발해 느린 속도로 이동, 11일 늦은 저녁 혹은 12일 새벽 블라디보스토크에 도착한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10일부터 13일까지 진행되는 동방경제포럼(EEF) 참석차 블라디보스토크를 방문하고 있다.
회담에선 우크라이나 전쟁 지원이 절실한 러시아가 북한에 탄약과 군수물자 등을 요구할 것으로 관측된다. 의용병 명분으로 북한 인민군의 우회 참전을 요청할 수도 있다. 김 위원장은 지난 7월 '전승절(한국전쟁 정전협정 체결일)' 70주년 기념식에서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을 만나 각종 무기를 소개했고, 군수공장들을 방문해 '국방경제 사업'을 강조한 바 있다.
북한은 무기 제공 대가로 러시아의 첨단 무기 기술을 요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핵추진 잠수함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등 기술을 확보해 대남‧대미 핵무력 극대화를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규모 식량 지원으로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를 무력화 할 수도 있다.
이번 북‧러 정상회담을 계기로 한반도를 둘러싼 '파워 게임'은 안갯속으로 들어가게 됐다. 지난 8월 미국 캠프 데이비드 정상회의로 한‧미‧일 삼각협력이 '준군사동맹' 수준으로 관계를 격상, 동북아 내에서 압도적인 힘의 우위를 확보했다는 평가였지만, 북‧러가 도전장을 낸 것이다.
이제 관건은 중국의 선택이다. 현재 중국은 북‧러와의 군사협력에는 다소 거리를 두면서 한‧미‧일을 상대로 대화를 모색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이에 한‧미‧일이 중국과의 관계를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한반도를 둘러싼 힘의 균형이 요동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