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연내 한‧일‧중 정상회의 한국 개최에 드라이브를 강하게 걸고 있다. 다만 적극적인 한국과 달리 중국과 일본은 다소 신중한 기류가 포착된다.
윤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간) 오후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열린 인도 뉴델리에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20분간 정상회담을 했다.
일본 외무성의 발표는 다소 늬앙스가 달랐다. 외무성은 "윤 대통령으로부터 일‧한‧중 프로세스와 관련해 확실히 추진해가겠다는 의사표명이 있었다"며 "기시다 총리는 '의장국인 한국의 활동(取組)을 계속해 지지하겠다'는 생각을 표명했다"고 전했다.
일본어 도리쿠미(取組, とりくみ)는 다양한 의미를 가진 단어로 활동, 조치, 노력, 과제, 대응, 모색, 역할 등 중의적 해석이 가능하다.
윤 대통령은 리창 중국 총리와도 두 차례 만나 한‧일‧중 정상회의 추진 의지를 표명했다. 7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회동에서는 "한국이 추진하는 한‧일‧중 정상회의가 최대한 이른 시일 내에 한국에서 개최될 수 있게 협조해 달라"고 주문했다.
이어 10일 뉴델리 간디 추모공원 헌화 행사에서도 "연내에 리 총리를 다시 볼 수 있기를 바란다. 시진핑 주석에게도 각별한 안부를 전해 달라"고 했다. 이는 한‧일‧중 정상회의 연내 한국 개최 협조를 재차 당부한 것이다.
리 총리의 반응에 대해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리 총리가 '적극 호응하겠다'고 응답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후 다른 관계자는 "'적절한 시기 개최를 지지한다'고 했다"고 부연했다.
'적절한 시기'는 일정한 요건이 갖춰졌을 때 개최할 수 있다는 의미를 포함하고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역시 전임 문재인 정부 시절부터 한국 방문의 뜻을 밝히면서도 '적절한 시기'를 조건으로 내걸었다.
이에 대해 대통령실은 "중국 측이 '한‧일‧중 회담에 긍정적 입장으로 응하고 있다'. 그게 정확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