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안드림 대행진] 저에게 걷기란 육신과 정신의 디톡스 같은 것

2023-09-05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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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모섬봉사단 나누고 모시고 섬김을 모토로 하는 봉사단 오카리나 연주뿐만 아니라 점심식사까지 준비해 주었다
[나모섬봉사단 나누고, 모시고, 섬김을 모토로 하는 봉사단. 오카리나 연주뿐만 아니라 점심식사까지 준비해 주었다.]


 
거창하게 ‘출정식’이라 이름 붙이기 뭐하지만 해남 땅끝마을에서 출발하는 데 작은 기념식을 가졌다. 응원차 서울에서 많은 분들이 오셨다. 내가 살고 있는 있는 양천구에 본부를 둔 나누고 모시고 섬기는 봉사를 표방하는 ‘나모섬 봉사단’은 오카리나 연주까지 해 주었다. 사실 연주만 해 준 것이 아니라 이날 점심식사까지 준비해 배식까지 깔끔하게 해 주었다. 새벽부터 준비하느라 많이 피곤했음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미소를 잃지 않았던 나모섬 봉사단의 도움으로 출발식은 따뜻한 격려와 감사로 진행되었다.
 
이번 걷기 행사에 참여하기 위해 참석한 조이(Joy)씨는 멀리 영국에서 날아왔다. 외국에 살면 다 애국자가 된다는 말이 있다. 그만큼 고국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더 커지게 되기 때문이다. 그녀는 코로나 팬데믹 이후 걷기(트레킹)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고 한다. 지난 1일 출정식을 개최한 '위대한 여정-코리안드림 대행진'에 참여하게 된 동기와 마음가짐에 대해 들어 보았다.

 
조이씨는 걸으면서도 만나는 사람들과 적극적으로 대화하고 때로는 허그를 했다 그녀를 위해 비가 억수처럼 쏟아지는데도 밭에 나가 참외를 따오는 분도 계셨다 이것이 한국인의 정이다
[조이씨는 걸으면서도 만나는 사람들과 적극적으로 대화하고 때로는 허그를 했다. 그녀를 위해 비가 억수처럼 쏟아지는데도 밭에 나가 참외를 따오는 분도 계셨다. 이것이 한국인의 정이다.]

 
“ 저에게 있어 걷기란, 즐거움이죠. 제 이름처럼, JOY^^
대학생 때 유럽 일주를 하며 차비를 아끼려 대중교통 이용 대신 지도를 펴고 걷기도 하고 무턱대고 어슬렁 거리기도 했어요. 걷다 보면 우연히 접하게 되는 거리 풍경이나 새로운 사람들과 만남이 힘들기 보다는 항상 즐거움을 제게 선사해주었어요. 새로운 도시에 가면 골목 골목을 누비는 것을 좋아하는 나는 나보다 더 잘 걷는 사람을 거의 본 적이 없을 정도로 잘 걷는답니다. ^^
 
일본과 여타 나라에 살다가 영국에 정착한지는 15년이나 되었지만, 그간 심심하게 지냈던 거 같습니다. 그러다가 코로나 팬데믹 이후 영국 국내 하이킹을 시작하며 관광지가 아닌 바람의 언덕 같은 워킹 코스를 우연한 기회에 다니기 시작하면서 아름다운 마을과 펍의 매력에 빠졌죠.  걷고 나서 마시는 맥주맛에 반했다고 할까요. 걸으면서 자연과 함께 하는 즐거움을 조금씩 몸으로 체험하게 되었습니다. 하이킹을 20년 30년 하신 분들의 건강하고 멋진 모습을 보며 나이가 들어도 얼마든지 세상을 누빌 수 있음을 알게 됐습니다.
 
자연 속을 걸을 때는 보통 하루에 5-6시간, 15킬로 정도 걷습니다. 같은 곳을 걸어도 계절에 따라 주변환경이 변화무쌍하며 비 온 다음 대지의 내음을 맡으며 걷다 보면 정신까지 맑아지는 것을 느끼죠. 때로는 비바람을 맞으며 6시간이나 바닷가 절벽을 걸었는데, 그 성취감은 걸어 본 자만이 알 수 있을 겁니다.
 
워킹이란 저에게 육신과 정신의 디톡스 같습니다. 아직도 하이킹 가기 전날의 기분은 첫사랑의 설렘같다고나 할까요. 걷는 것은 시지프스처럼 항상 정상을 향해 자신을 몰아세우는 것이 아니라, 내 자신에게 관대해지는 거 같습니다. 그 때 비로소 주변인들을 내 잣대로 판단하지 않는 눈을 갖게 되고, 부족한 나를 발견하게 되고, 걸으면 걸을 수록 내적인 철학이 깊어짐을 느끼니 걸음을 멈출 수가 없습니다.
 
외국에서 사는 나는 이번 걷기를 통해 한국을 눈으로 관광하는 것이 아니라, 한 걸음 한 걸음 내 조국을 온 몸으로 느끼며, 한국인의 정체성 및 한민족의 역사, 문학, 정서를 되새김질함으로써 조금 더 성숙해지는 인간이 되지 않을까 기대가 됩니다. 이번 ‘위대한여정-코리안드림대행진’이 서울 여의도에서 멈추는 것이 아니라 북으로 북으로 더 전진해 북녁동포들과 함께 걷는 조국 통일이 하루 빨리 오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
 
그녀는 ‘코리안드림대행진’ 참여자를 대표해 출발선언문을 낭독했다.
 
 “우리는 새로운 문화와 문명은 걷는 것에서 비롯되었음 알고 있습니다.
 
새로운 문명세계를 열기 위해 우리는 걸으려 합니다.
 
오늘부터 33일간 여기 한반도 땅끝마을 해남에서부터 서울 여의도까지 걷습니다.
 
우리는 우리의 강토를 걸으며 나라와 역사를 생각하고, 지구환경을 걱정하며, 사람들을 만나 우리 선조들이 꿈꿔왔던 홍익인간정신이 바탕이 된 통일된 나라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자 합니다.
 
우리가 분단을 넘어 통일로 가기 위해서는 국민적 제2의 3.1운동이 일어나야 하며, 코리안드림 비전의 실현을 위해서는 자발적 시민의 참여에 의해서만이 가능하다고 여깁니다.
 
나 하나의 걸음이 모여 우리의 걸음이 되고, 우리의 걸음이 모여 천만 시민의 대행진이 될 것입니다.
 
우리의 발걸음은 사람들의 막힌 가슴의 문을 열 것이며, 농촌과 도시를 연결하며 아날로그와 디지털문화를 융합하고, 지역과 세계를 하나로 잇는 문화 연결의 띠가 될 것입니다.
 
오늘 우리는 통일한국의 신문명을 일으키는 ‘위대한여정-코리안드림대행진’이라는 역사의 첫걸음을 이곳 해남 땅끝마을에서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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