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30일 심야 시간대를 노려 동해상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을 기습 발사했다. 31일 종료한 한·미 연합연습 ‘을지 자유의 방패’(UFS·을지프리덤실드)를 겨냥한 것이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전군지휘훈련을 직접 참관하며 ‘남한 점령’ 야욕을 거침없이 드러냈다. 다음 달 9일 북한 정권수립 75주년 기념일(9·9절)을 앞두고 한반도 정세가 격랑 속에 휩싸이고 있다.
합참에 따르면 북한의 탄도미사일 2발은 각각 360여㎞를 비행한 후 동해상에 탄착했다. 비행거리를 고려하면 우리 육·해·공군 본부가 있는 충남 계룡대를 노린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평양 순안공항에서 계룡대까지의 직선거리는 약 350㎞다.
북한군 총참모부는 노동신문을 통해 “조선인민군은 대한민국 군사깡패들의 중요지휘거점과 작전비행장들을 초토화해버리는 것을 가상한 전술핵타격훈련을 실시했다”고 발표했다.
전날 ‘죽음의 백조’로 불리는 미국 전략폭격기 B-1B가 UFS연습에 투입된 것에 대응해 전술핵타격훈련을 진행했다는 게 총참모부의 주장이다. 앞서 한·미는 30일 서해 상공에서 미 B-1B 전략폭격기를 한반도에 전개하는 연합공중훈련을 시행한 바 있다.
신문은 “전술핵타격훈련의 목표는 남반부 전 영토를 점령하는 것”이라며 훈련 의도를 노골적으로 나타냈다. 김 위원장은 29일 총참모부 훈련지휘소를 직접 찾아 전군지휘훈련 과정을 들여다봤다.
전문가들은 북한의 도발이 UFS에 대한 맞대응 차원으로 해석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총장은 "한·미 연합연습에 대응하기 위한 북한판 UFS"라고 분석했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사무국장은 “북한이 심야시간에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것과 김 위원장의 훈련지도는 UFS연습을 염두에 둔 것”이라며 “북한 내부 긴장감을 유도하고 결속을 위한 움직임으로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한·미·일의 대북 대응력 강화에 북한 최고지도자가 직접 대응에 나선 것 자체만으로도 자신들이 어려운 상황임을 방증한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