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IT업계가 클라우드를 도입하고 있는데 증권업계는 기존 기술의 한계가 명확한데도 이를 고수하고 있다. 증권업에 최적화된 클라우드 기반 원장관리 표준을 제시하겠습니다."
카카오페이증권 최고기술책임자(CTO)를 역임하다 코스콤으로 자리를 옮겨 증권업계 원장관리 시스템의 '클라우드' 전환을 주도하고 있는 이인호 코스콤 5세대 PB서비스TF부장을 만났다.
이 부장은 "속도와 안정성이 중요한 증권 비즈니스에서는 잦은 기술 변화를 받아들이기 어려워 글로벌 기술 환경 변화와는 맞지 않았다"면서 "현재의 복잡한 증권 비즈니스를 담기 위해서는 단일 서버와 데이터베이스가 아닌 클라우드로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카카오페이증권 원장 시스템은 계좌 개설, 주식 매매, 증권 관리 등 여러 업무를 독립적으로 연결한 구조로 만들어졌다. 시스템 전체를 중단하지 않고 필요한 부분만 업데이트와 배포가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이 부장은 "확장성도 중요하지만 일체형 구조에선 어느 한곳에 장애가 발생하면 전체로 확대되는 단점이 있다"며 "클라우드를 통한 분산 시스템이 필요한 이유"라고 말했다.
이 부장은 카카오페이증권의 원장 시스템을 개발하며 다양한 클라우드 네이티브 기반 기술을 적용해왔다. 카카오페이증권이 코스콤과 협업해 원장시스템을 개발하던 당시 증권업계에서 쓰던 프로그램 언어인 C 대신 자바(Java)를 사용했다.
클라우드 네이티브 기반의 마이크로서비스아키텍처(MSA)도 도입했다. 상용 소프트웨어 대신 오픈소스를 활용한 것도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최신 기술을 도입하며 신기술 도입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는 증권업계에서는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 부장은 "MSA 등 클라우드 네이티브 기반 변경 시 새로운 환경으로 인한 문제들이 발생할 수 있다"면서도 "이는 기술 변경 과정에서 계속 보완하고 발전시켜야 하는 것으로, 새로운 문제에 대한 두려움으로 새로운 것을 시도조차 하지 않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코스콤은 증권업계 원장 관리 시스템을 클라우드 네이티브 방식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이 부장은 "카카오에서 내놓은 결과물은 완성본이 아니다.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을 먼저 갔기에 여전히 부족함과 아쉬움이 있다"며 "증권업계에 기술 환경의 표준을 제시하고 증권에 최적화된 MSA 모델을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