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업계에 따르면 온라인 명품의 주요 판매처인 명품 플랫폼과 이커머스 기업들이 '자체 검수력'을 강화하고 있다. 정품 판매로 소비자의 신뢰를 높이는 동시에 국회의 위조상품 근절 관련 법안을 의식한 결과로 해석된다.
관세청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온라인에서 판매할 목적으로 반입하다 적발된 부정 수입 물품은 약 200만점으로 300억원에 달한다. 적발된 주요 부정 수입 물품으로는 명품 브랜드를 위조한 가방이나 의류가 228억원어치로 76%에 달한다.
국회에서는 위조상품 판매 등 부정 경쟁행위가 발생하는 판매처에 조치를 취할 수 있는 내용을 골자로 한 복수의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안'이 발의된 상태다.
주요 명품 플랫폼과 명품을 판매하는 이커머스는 사전 검수 기준을 강화하고 보상안을 마련하느라 분주하다.
중고 명품 플랫폼 구구스는 가방, 시계, 의류, 신발, 보석 등 품목 별로 특화된 75명의 명품 감정사가 재직 중이다. 자체 인력을 사용하기 때문에 내부적으로 명품 감정 노하우나 정·가품에 대한 DB를 실시간 공유할 수 있다. 구구스는 2002년 설립 이후 지금까지 약 1400만건 이상의 명품DB를 누적했고, 매달 1만건 이상의 감정을 진행하고 있다.
구구스는 지난 4월에는 대구지방검찰청 소관 불법 도박사이트 압수품에 대한 감정 및 물품 가액 평가에 대한 업무 협조 요청을 받는 등 공공기관과 대형 유통사에서 명품 감정을 진행하기도 했다.
트렌비는 자사의 정품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독립법인 한국정품감정센터를 설립했다. 이곳에서는 AI 명품 감정 시스템 '마르스'를 통해 상품의 패턴과 소재, 부자재, 개런티 카드 등 30항목 이상의 검수를 거친 수십만 건의 정·가품 데이터를 확보하고 있다.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검수 건수는 11만6515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162%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고, 검수를 통해 569개(약 0.5%)의 가품을 걸러냈다.
또 자체적으로 만든 7단계 가품 차단 시스템을 통과한 제품에 NFT 정품 보증서를 발급하고, 가품일 경우 300% 보상을 진행하고 있다. 향후 이미지 인식기술을 적용한 인공지능(AI) 정가품 판별 기능도 추가할 예정이다.
발란은 사전 검수 기준을 강화한 '발란 케어 플러스'를 시행 중이다. 입점 파트너사를 대상으로 가품을 막기 위한 조치다. 머스트잇은 가품을 구매한 소비자에게 구매 금액의 200%를 보상하고, 법무팀에서 피해 고객 대신 가품 판매업체에 대한 소송을 진행한다.
SSG닷컴은 브랜드에서 직접 운영하는 공식 브랜드관과 함께 위변조가 불가능한 NFT 기반의 명품 디지털 보증서 'SSG 개런티'를 운영 중이다. 롯데온의 명품 버티컬 서비스 '온앤더럭셔리'는 명품 전문 MD가 검토하고 관리하는 상품만 선별해 판매한다.
업계 관계자는 "날이 갈수록 더욱 고도화되고 있는 명품의 가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최근 실력 있는 전문 감정사를 영입하고 교육을 강화하는 추세"라며 "중고명품은 개인 간 거래 시 정·가품을 확인하기 어렵기 때문에 감정사 보유 여부가 거래에서 중요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