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면 재시공 결정에도 철퇴' GS건설....경영활동·브랜드 타격 불가피할 듯

2023-08-27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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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개월 이내 최종 행정처분 나올 듯···GS건설 "면밀 검토 후 대응"

영업정지 시 공공·민간 입찰 '올스톱'... 기 체결 사업은 가능

건설업계 일각선 "'처벌 만능주의 경계해야" 목소리도

원희룡 국토부 장관
원희룡 국토부 장관[사진=국토부]

국토교통부가 27일 인천 검단 아파트 철근 누락 사태 책임을 물어 GS건설에 최대 10개월 영업정지 처분을 내리기로 하면서 당사자인 GS건설뿐 아니라 건설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안전사고를 낸 건설사는 기업 활동을 할 자격이 없다"며 부실 시공사에 대한 '무관용 원칙'을 다시 한번 강조했기 때문이다. 시공능력평가 5위인 대형 건설사에 내려진 최고 수준 징계인 만큼 향후 다른 건설사에 미칠 파급력이 작지 않다는 우려다.
 
특히 정부 발표 전 천문학적인 재시공 비용을 부담하며 선제적으로 대응했던 GS건설은 이날 영업정지 처분이 나오자 "우려가 현실이 됐다"며 충격에 빠진 모습이다. 건설업계에서는 부실공사를 시공사 혼자 통제할 수 없는 구조에서 이 같은 징벌적 조치가 남발되는 것은 건설산업을 위축시키고 사고 방지를 위한 근본적인 해법도 될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토부, GS건설 '영업정지' 효력 앞당긴다···5개월 내 결과 낼 것

이날 국토부는 인천 검단 아파트 지하주차장 붕괴 사고 책임을 물어 시공자인 GS건설 컨소시엄 등에 국토부 장관 직권으로 영업정지 8개월과 이와 별도로 서울시에 영업정지 2개월 행정처분을 요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건설산업기본법 제82조에 따라 고의나 과실로 건설공사를 부실하게 시공했을 때에는 국토부 장관이 직권으로 최대 1년까지 영업정지를 처분할 수 있다. 8개월 영업정지는 인명 피해가 발생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국토부가 내릴 수 있는 사실상 최고 수준 징계다. 
 
다만 영업정지 처분이 즉시 발효되는 것은 아니다. 정부 행정 제재에 대한 적정성과 GS건설 측 소명 절차를 거치는 데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과거 광주 학동 철거 건물 붕괴 사고로 서울시에서 8개월 영업정지 처분을 받은 HDC현대산업개발은 집행정지 가처분을 신청해 현재까지 행정소송을 진행 중인 상태다.
 
국토부 관계자는 "이날 이후 최단기간에 행정처분심의위원회를 구성해 영업정지 심의에 착수하고 서울시와 경기도에도 행정처분 요청 공문을 곧바로 발송해 최대한 바로 조치될 수 있게 하겠다"면서 "심의위원회를 3~4회 개최하고 청문 절차에 1~2개월가량 소요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최대 5개월 내에는 영업정지 최종 처분이 내려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영업정지되면 우량 건설사도 타격 불가피···민간·공공 수주와 브랜드 신뢰도 추락

GS건설 영업정지 처분이 가시화하면 건설사업자로서 수주 활동이 전면 금지되면서 경영상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영업정지 처분을 받으면 공공공사를 비롯해 민간사업 입찰에도 참여할 수 없다. 이에 GS건설은 적극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회사 측은 "사고 원인이나 그에 따른 행정 제재 적정성에 대해서는 검토해봐야 할 내용이 많다"면서 "면밀히 검토한 후 대응하겠다"고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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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영업정지가 되더라도 앞서 도급계약을 체결했거나 인허가 등을 받아 착공한 건설공사는 계속 시행할 수 있다. GS건설은 현재 공사가 진행 중인 전국 83개 현장에 대해서는 계획대로 공사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서울 노원, 노량진, 부산 등 수주가 유력한 도심정비사업지에 대해서도 수주 활동을 이어갈 방침이다.

그러나 기존 공사 진행 여부와 관계 없이 영업 둔화에 따른 신용 경색으로 유동성 위기에 봉착하면 경영 활동에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크다. GS건설은 인천 검단 아파트 재시공에 따른 충당금 5524억원을 이미 지난 2분기 실적에 반영해 영업적자 4139억원을 기록한 바 있다.

해외사업과 신사업 부문 실적이 버텨주고 있고 아직까지는 PF(프로젝트파이낸싱) 브리지 연장과 본 PF 전환도 순조로운 편이지만 올 하반기 영업 제재 효과가 가시화하면 리스크가 커질 수밖에 없다는 게 증권업계 분석이다. 기존에 수주한 사업도 시공권 박탈 요구가 이어지면 추가적인 손실이 예상된다.

GS건설 대표 브랜드인 '자이'에도 장기적으로는 치명상이 불가피하다. 검단 아파트 지하주차장 철근 누락 사태 이후 각종 부동산 커뮤니티에서는 '순살 자이' '침수 자이' 등 오명이 확산되면서 서울 주요 재건축 시장에서 GS건설 수주 경쟁력을 갉아먹고 있다.
 
건설업계 일각에서는 붕괴 사고에 대한 정부의 처벌 원칙이 공포를 조장하는 '처벌 만능주의'로 흘러가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영업정지 처분은 수천 명에 달하는 임직원 생계뿐 아니라 그 밑 수만 개 하도급 업체와 다른 공사 현장, 아파트 입주 예정자 등에까지 도미노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신중해야 한다"면서 "근본 원인은 놔둔 채 건설사 처벌만 강화하면 산업 전반을 위축시킬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건설 사고가 났을 때 시공사가 사고 수습을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 충실히 따져본 뒤 징계를 내릴 때 이를 반영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면서 "과잉 처벌은 당장은 국민적 감정에는 부응할지 몰라도 결과적으로는 기업 활동을 위축시켜 아파트 재시공 비용은 물론 입주 예정자에 대한 피해 보상도 순탄하게 흘러가지 않게 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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