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품 중개업체 투게더아트가 '토큰증권(조각투자)' 투자계약증권 신고서를 제출한 가운데 투자 대상인 미술품 가격이 부풀려진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투자자들이 정확하게 투자 가치를 인지할 수 있도록 가격 구조를 명확하게 밝혀야 한다고 지적했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11일 투게더아트는 증권신고서에 미국 작가 스탠리 휘트니 회화 '스테이송'을 취득·관리한 뒤 해당 기초자산을 최대 10년 이내에 처분해 투자자에게 손익을 지급할 예정이라고 공시했다.
투게더아트는 지난 5~10년 사이 동일 작가가 그린 작품 83건을 선별해 이 중 37건을 주요 근거로 참고해 작품 가격을 산정했다고 밝혔다. 동일 작가 그림 중 각각 소더비와 크리스티 경매 사이트에서 판매된 '나이트워치' '그레이트 볼스 오브 파이어'를 가격 산정 근거로 들었다. 두 작품은 각각 27억9180만원, 23억9400만원에 판매됐다.
공시 내용만 놓고 보면 7억원대에 조각투자해 최대 20억원대 수익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문제는 이 같은 가격 산정에 대해 투자업계가 "자의적"이라고 지적하고 있다는 점이다.
미술투자업계에 따르면 미술 작품은 최근 3년 이내 혹은 낙찰 내역이 충분하다면 최근 3-6개월 이내 낙찰가격을 우선 참고하는 것이 시장 관례로 알려져 있다.
미술투자업계 관계자는 “시장가격 산정을 근거로 든 경매 기록이 지난 10년”이라며 “케이옥션이 해당 작품을 구매한 시기는 2022년 3월로 과거 시장가격을 놓고 현재 시장가격을 평가한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동일 작가 그림 중 최근 독일 경매시장에서 판매된 그림은 비슷한 크기가 약 3억원대에 낙찰됐다. 케이옥션 취득가와는 큰 차이를 보인다.
투게더아트는 케이옥션이 지분 46.3%를 갖고 실질적인 지배력을 보유하고 있는 회사다. 두 회사 대표도 동일 인물이다. 따라서 금융투자업계는 투게더아트가 케이옥션에서 취득한 그림 가격이 아닌 케이옥션이 경매시장에서 취득한 가격을 투자자들에게 제시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 같은 지적에 대해 케이옥션과 투게더아트 측은 "규정대로 공시했다"며 가격 산정에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미술업계 관례를 들어 미술품 공모시장에서도 가격 정보를 제대로 공개하지 않고 있어 투자자들이 믿고 투자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사모시장이 아닌 공모시장에서 미술품이 거래되는 만큼 공시 내용에 취득가를 명확하게 밝힐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