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주 폭락, 美·中리스크로 코스피 연일 하락하는데…빚투는 '연중 최대치'

2023-08-21 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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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제공금융투자협회
자료 제공=금융투자협회


이차전지·초전도체와 같은 테마주 급락에 이어 미·중발 리스크로 국내 증시가 주춤하고 있다. 그러나 투자자들은 여전히 이차전지 관련주에 '빚투(빚내서 투자)'에 집중하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2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7일 기준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20조5570억원으로 올해 최대를 기록했다. 연초 기준 16조5310억원이었던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이달 들어 4조원 넘게 증가했다.

시장별로 보면 유가증권시장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10조6470억원으로 올해 최고치를 경신했다. 지난달 말(10조590억원) 대비 5880억원 증가했다. 코스닥시장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9조9100억원으로 지난달 말(9조6790억원)보다 2310억원 늘었다.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투자자가 주식 투자를 위해 증권사에서 자금을 빌린 뒤 아직 갚지 않은 금액으로, 해당 잔액이 늘었다는 것은 레버리지(차입) 투자가 증가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동안 투자 열기를 이끌었던 이차전지주가 지난달 말부터 하락세로 돌아서면서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는 각각 4.8%, 6.2% 하락했다. 뒤를 이었던 초전도체도 투자 광풍을 몰고 왔지만 사실이 아닌 것으로 판명나면서 테마주 열풍은 일단락되는 듯 보였다.
 
그러나 투자자들은 빚을 내 다시 이차전지주에 투자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 신용거래융자 잔액 증가율(5.8%)은 코스닥시장 증가율(2.3%)보다 높았다. 지난 18일 기준 전체 시장에서 신용거래융자 잔액 중 포스코홀딩스(7470억원)가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큰 것으로 집계됐다. 포스코퓨처엠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4030억원으로 그다음으로 많았다.

이어 에코프로비엠(3120억원), 엘앤에프(2910억원), 에코프로(2300억원) 등 이차전지 관련 종목이 각각 4위와 5위, 7위에 올랐다. 포스코홀딩스와 포스코퓨처엠 두 종목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전체 유가증권시장 신용거래융자 잔액에서 10%를 차지했다. 에코프로비엠과 에코프로, 엘앤에프 등 세 종목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총 8330억원으로 코스닥시장 신용거래융자 잔액에서 8%를 차지했다.

김지산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증시가 약세를 보이는 상황에서 신용거래융자 잔액이 증가하는 건 흔하지 않다"며 "글로벌 수요가 좋지 않고 기업 실적 회복이 지연된 상황에서 투자자들이 실적 호전주 대신 이차전지 등 테마성 종목만 찾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더 우려되는 점은 중국발 부동산 리스크가 전 세계 금융시장에 불안을 안겨다 주고 있어 국내 증시도 하락세가 우세하다는 점이다. 최유준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코스피와 중국 증시가 연동된 흐름을 보인다"며 "중국 실물지표 부진이 우리나라 수출 둔화로 연결된 데다 위안화 약세 영향도 커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국의 유동성 방출과 지표 부진은 원화에도 약세 압력으로 작용해 외국인 수급에 영향을 준다"며 "중국 부동산 문제에 대한 해법이 나오기 전까지 변동성 장세는 불가피하다"고 진단했다.
 
미국 국채 금리 상승도 국내 증시를 불안하게 하는 요소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에 따르면 다음 달 미국 정책금리 인상 확률은 기존 10%에서 13.5%로 소폭 높아지는 데 그쳤지만 10년 만기 미국 국고채 금리는 연내 최고 수준인 4.3%까지 올랐다.
 
증권가는 당분간 국내 증시는 박스권 장세를 지속하며 2400선을 오르내릴 것으로 전망한다. 상승기가 아닌 하락기에 빚투가 늘어나면 개인투자자 손실도 커질 수밖에 없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증시 분위기가 돌아서려면 21일 발표되는 이달 1∼20일 우리나라 수출 회복, 중국 부양정책 가시화, 채권 금리 하락 전환, 위안화와 원화 약세 진정 여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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