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후쿠시마 다이이치 원자력 발전소(후쿠시마 원전)를 20일 방문했다고 니혼게이자이(닛케이), 교도통신 등 일본 매체들이 전했다. 일본 어민들과 한국과 중국 등 이웃 나라들이 일본의 오염수 방류에 대해 강한 반발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일본 정부는 오염수 방류 전 최종 단계에 착수한 모습이다.
매체들은 기시다 총리가 방류 시설을 시찰하고, 근로자들과 간담회를 가질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는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일본 정부 명칭 처리수) 방류를 최종 결정하기에 앞서 현지를 시찰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21일에는 일본 어업협동조합연합회 지도부와의 만남도 예정되어 있다.
기시다 총리는 오는 22일 각료들과 만나 오염수 방류를 논의할 전망이다. 앞서 아사히신문은 오염수 방류가 이르면 8월 말께 시작될 것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앞서 일본 정부 관계자들은 오염수 방류가 8월 말~9월 초 중에 이루어질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방류가 결정되면 오염수는 일본 안전기준에 맞춰 바닷물과 섞어 40분의1로 희석한 다음에 후쿠시마 원전에서 1㎞ 떨어진 지하 터널을 통해 방류된다. 일본은 다핵종제거설비(ALPS)를 이용해 오염수 내 방사성 물질을 대부분 제거했다고 주장하지만, '삼중수소'(트리튬)는 제거하지 못한 모습이다. 다만 트리튬은 세슘, 스트론튬과 같은 여타 방사성 물질에 비해서는 위험도가 덜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교도통신은 보도했다.
한편 지난 주말간 미국 캠프 데이비드에서 열린 한·미·일 정상회담에 참석한 기시다 총리는 오염수 방류 일정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결정을 내려야 할 최종 단계에 이르렀다"며 곧 오염수 방류가 개시될 것을 시사했다. 그는 오염수 방류에 대해 "연기할 수 없다"고 강한 의지를 나타냈다.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는 2011년 동일본 대지진 및 쓰나미로 인해 발생한 후쿠시마 원전 폭발 사고로 인해 원자로가 용해(멜트다운)되고 이후 핵연료를 냉각시키는 과정에서 방사능이 유출돼 만들어졌다. 일본 정부는 지금까지 오염수를 ALPS를 통해 처리한 후 저장 탱크에 보관해왔지만, 현재까지 저장 탱크가 1000개가량에 달하고 있는 가운데 내년 초면 저장 능력이 한계에 도달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돼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