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국내 수출과 수입제품 가격이 석 달 만에 상승 전환했다. 원·달러 환율 하락에도 국제유가가 오름세로 돌아서면서 물가를 끌어올린 것이다. 특히 수입물가는 한 달가량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영향을 미치는 만큼 인플레이션 완화 기조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이 17일 발표한 ‘2023년 7월 수출입물가지수’ 통계에 따르면 7월 수입물가지수는 130.44(2015=100)로 전월대비 0.4% 상승했다. 수입물가는 지난 5월(-3.1%) 넉 달 만에 하락 전환한 이후 두 달 연속 하락한 바 있다. 다만 1년 전과 비교하면 13.5% 낮아졌다.
세부품목별로 살펴보면 석탄 및 석유제품(1.3%)과 기계 및 장비(0.1%)의 수입가격이 올랐고 제1차금속제품(-2.8%), 화학제품(-1.6%), 전기장비(-2.1%) 가격은 낮아졌다. 환율 영향을 제거한 계약통화기준 수입물가는 전월보다 1.1% 상승했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12.3% 하락해 7개월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7월 수입물가 상승은 원·달러 환율이 월 평균 1286.3원으로 전월(1296.71원)보다 0.8% 하락하는 원화 강세에도 국제유가 상승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두바이유는 올해 7월 배럴당 80.45달러로 6월(74.99달러)에 비해 7.3% 올랐다.
이 기간 수출물가지수 역시 112.81로 전월대비 0.1% 상승했다. 이 또한 석 달 만에 상승 전환이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12.8% 하락해 7개월 연속 하락세를 지속했다.
수출물가 세부품목에서는 농림수산품이 전월에 비해 1.7% 상승했다. 공산품은 컴퓨터·전자 및 광학기기(-1.3%), 제1차금속제품(-1.2%) 등이 내렸으나 석탄 및 석유제품(7.0%)이 올라 전월대비 0.1% 상승했다. 계약통화기준 수출물가는 전월대비 0.8% 상승했다.
유성욱 한국은행 물가통계팀장은 "7월 수입물가는 원·달러 환율이 하락한 가운데 제1차 금속제품 등이 내렸으나 국제유가 상승 등의 영향으로 광산품, 석탄 및 석유제품 등이 오르며 전월 대비 상승했다"면서 "국제유가는 지정학적 요인으로 방향성을 예측하기 어려운 만큼 앞으로의 물가를 예단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