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경기 침체 리스크가 심화하며 국내를 비롯한 아시아 증시가 일제히 급락했다. 최근 중국이 발표한 경제지표와 대형 부동산개발 업체 비구이위안(컨트리가든) 디폴트(채무불이행) 우려로 시작된 불안감이 투자심리에 악영향을 준 결과로 풀이된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16일 기준 전 거래일 대비 45.23포인트(1.76%) 하락한 2525.64를, 코스닥은 23.39포인트(2.59%) 급락한 878.29에 거래를 마쳤다.
일본 닛케이225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472.07포인트(1.46%) 내린 3만1766.82를 기록했다. 홍콩 항셍지수도 1.5% 가까이 폭락했다.
아시아증시가 급락한 요인은 중국 경기 침체 리스크 때문이다. 지난 15일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7월 소매판매는 전월동월 대비 2.5% 증가했고, 산업생산은 같은 기간 3.7% 늘었다. 하지만 이는 전월 증가율을 모두 하회했다.
청년실업률은 아예 발표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경기부진으로 인해 급증한 청년실업률을 은폐하기 위한 목적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불안감을 확산시키는 비구이위안 디폴트 사태도 예의 주시해야 할 사안이다. 중국 부동산 업계뿐만 아니라 금융부문까지 악재로 확산할 가능성이 크다.
JP모건은 비구이위안 사태가 중국의 부동산신탁(리츠)의 자금조달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고 경고했다. 리츠 디폴트가 확산되면 중국 경제성장률이 0.3~0.4%포인트 낮아질 수 있다고 봤다.
JP모건은 “은행과 달리 대체금융채널은 신탁 투자자가 롤오버(만기연장)를 원하지 않으면 디폴트가 발생할 수 있다”며 “디폴트는 개발업체의 자금조달에 연쇄반응으로 이어져 민간개발업자와 채권자에게 부담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노무라증권도 디폴트가 끼치는 악영향에 대해 유의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노무라증권은 “자산관리회사의 신탁관련 상품의 잇따른 디폴트는 ‘부의 효과’(자산가치가 소비에 미치는 영향)를 통해 경제 전반에 상당한 파급효과를 야기할 수 있다”며 “중국정부가 부동산 분야의 긴장을 완화하기 위해 몇 가지 조치를 취했으나 너무 느리고, 소규모였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