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행정안전위원회가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부실 사태를 놓고 여야 간 책임공방만 벌이다 26분 만에 파행됐다.
여야는 16일 오전에 열린 행안위 전체회의에서 잼버리 대회 공동조직위원장인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과 집행위원장인 김관영 전북도지사의 출석문제를 놓고 신경전을 벌였다.
여당에서는 국회 행안위 간사인 이만희 국민의힘 의원이 홀로 참석했다. 이 의원은 잼버리 파행 사태와 관련, 전라북도 측의 책임을 물었다.
그는 "6년이라는 지난 허송세월을 보내면서도 제대로 된 기반시설조차 갖추지 않고 결국 진흙탕 야영장으로 만든 이유가 무엇이냐"며 "언론에 따르면 99번의 잼버리 관련 해외시찰이 있다고 들었다"고 전했다. 이어 "1171억원이라는 예산이 제대로 쓰여졌냐"고 일갈했다.
이 의원은 "잼버리 조직위원회 구성원 122명 중 44명의 민간요원을 제외한 78명 중에서 60명이 넘는 분들이 전북도와 관계된 공무원들인데 이래도 아무런 책임이 없다고 말할 수 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전북지사가 없는 상태에서 잼버리 문제를 논한다는 것은 결국 윤석열 정부에게 잼버리의 모든 책임을 떠넘기겠다는 의도 아니겠냐"며 "국민의 안전 의혹 해소를 위해서 더불어민주당의 이런 자세 바꿔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반면 야당에서는 이 장관의 불출석을 꼬집으면서 현 정부의 책임을 문제 삼았다. 행안위 야당 간사인 강병원 민주당 의원은 "잼버리 사태에 대해 여러 책임 단위가 있을텐데 이 정권을 책임지고 이끌어 간 지 1년 3개월이 됐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전 정부 탓 전북도 탓을 하기 위해 책임을 회피하고 그것을 넘어서 책임을 전가하기 위한 것이라는 것을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똑똑히 확인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강 의원은 "여당 의원들 뿐만 아니라 행안부 장관과 관련 기관마저 불참해 정상적인 상임위 진행이 어렵게 됐다"며 "결론적으로 집권여당이 앞장서 수해와 잼버리 사태 규명은 물론 핵심 법안이고 예산결산이고 모든 국회의 역할을 포기한다는 선언이나 마찬가지"라고 비판했다.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도 강 의원 발언 직후 자리를 뜨는 이 의원을 향해 "무엇이 두려워 도망가느냐. 국민들이 다 보고 계시다"며 "여당은 잼버리 사태를 정쟁으로 만들고 물타기 해 본질을 흐리려 하고 있다"고 쏘아붙였다.
여야는 회의 후 장외에서도 설전을 이어갔다. 국민의힘 행안위원들은 기자회견을 열고 "김관영 지사의 출석을 끝끝내 거부한 민주당의 몽니로 전체회의가 사실상 무산됐다"며 "민주당이 감추는 '잼버리 게이트'를 국민의힘은 끝까지 밝혀내겠다. 민주당은 '김관영 지사 구하기'를 그만 두라"고 했다.
민주당 소속 행안위원들도 맞불 기자회견을 열어 "여당이 원하는 날짜로 별도 일정을 잡아 전북지사를 출석시키자고 설득했으나 여당의 대답은 상임위 파행이었다"며 "정부·여당은 책임 전가와 물타기에 혈안이 돼 국회 책무를 파기하고 있다"고 받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