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돌연 청년실업률 발표를 중단한 것을 둘러싸고 의문이 증폭되고 있다. 지난 수개월간 사상 최고치 행진을 기록했던 청년실업률 발표를 중단하자 중국 경제 상황이 당초 예상보다 더욱 심각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15일 산업생산, 소매판매, 고정자산투자 및 도시실업률 등 7월 실물 경제지표를 발표했다.
푸링후이 국가통계국 대변인은 이에 대해 "올해 8월부터 청년실업률 공개를 중단하기로 했다"며 "주된 이유는 경제·사회 발전으로 노동 통계를 좀 더 최적화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난 수년간 대학생 수가 계속해서 늘어났다"며 "졸업 전에 구직에 나선 학생들을 노동 통계에 포함해야 하느냐에 대한 연구가 진행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실제 이유는 청년실업률이 더 이상 공개하기 어려울 정도로 경제 상황이 악화된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ING는 이에 대해 "지표가 없다면 안 좋은 소식임에 틀림없다"고 진단했다.
현지 온라인상에서도 청년실업률 발표 중단을 꼬집는 의견들이 많은 호응을 얻고 있다. CNN에 따르면 중국 블로그 웨이보의 한 이용자는 "그들(중국 정부)이 정말 말하려는 것은 '지금 데이터는 너무 안 좋기 때문에 지금은 그것을 보지 말자'라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해당 언급에는 9000개 이상의 '좋아요' 의견이 쏟아졌다. 또 다른 웨이보 이용자는 중국 정부의 행태에 대해 "당신들이 눈을 감으면 그것은 존재하지 않는 것" 같이 행동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올해에는 사상 최대 규모인 1160만명의 중국 대학생들이 고용시장에 유입될 예정으로 알려졌다. 고용시장 공급량이 크게 늘어나는 만큼 이에 비례해 실업률도 늘어나리라는 것은 불 보듯 뻔하다. 특히 최근 중국 경제가 부진의 늪을 벗어나고 있지 못한 상황에서 실업은 더욱 악화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한편 중국 정부는 이전에도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는 데이터의 경우, 발표를 중단하거나 방법을 수정한 바 있다. 한 예로 작년 말 코로나19 감염자가 크게 증가할 때도 방역당국은 갑작스럽게 감염자 집계 방식을 변경했다.
노무라의 루팅 중국 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거시 데이터 이용성이 줄어들면 중국에 대한 글로벌 투자자들의 신뢰도가 더욱 약화할 수 있다"며, 7월 청년실업률이 더욱 상승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