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승찬 칼럼] 中경제 먹구름 걷히나? 3가지 관전 포인트

2023-08-1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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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승찬 사중국경영연구소 소장 겸 용인대 중국학과 교수
박승찬 (사)중국경영연구소 소장 겸 용인대 중국학과 교수

요즘 국내외적으로 중국 경제 위기설이 더욱 팽배해지고 있다. ‘일본식 침체' ’일본식 대차대조표 불황‘ ’차이나 피크‘ ’중진국 함정‘ 등 암울한 경제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는 시장 전망치보다 낮은 2분기 경제성장률이 크게 영향을 미친 듯하다. 특히, 경제성장의 핵심인 소비가 리오프닝 이후에도 좀처럼 회복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 중국 경제가 일본처럼 버블 불황에 빠질 수 있다는 붕괴론∙위기론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중국에 부동산 열풍이 불기 시작한 2005년부터 1980년대 말 일본식 불황에 빠질 수 있다는 경고는 지속되었다. 10년 전인 2012년에도 중국의 일본식 버블 붕괴 가능성이 제기되었고, 2015년에는 소비자물가는 소폭 상승했으나 생산자물가지수 축소 국면이 길어지자 일본식 디플레이션 덫에 빠질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생산자 물가 하락→기업 수익 악화→소비 위축→성장 둔화로 이어지면서 중국도 일본처럼 장기적인 불황에 빠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중국은 점진적으로 수출 주도형에서 서비스∙내수 주도형 경제로 전환되면서 전문가들의 예상은 빗나갔다. 그렇다면 최근 대두되고 있는 중국 경제 위기론이 현실화해 과거 일본의 전철을 밟아 불황의 늪으로 빠질 것인가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가 필요해 보인다. 핵심은 정부∙기업∙가계부채가 늘어나면서 자연스럽게 소비와 투자가 위축되고 그에 따른 경제성장이 둔화되면서 중진국 함정에 빠지게 된다는 것이다.
그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지만 중국 경제에 대한 하방 압력은 일본처럼 자산가격 붕괴의 대차대조표 불황과는 다르다. 부동산 경기를 보여주는 신규 주택 가격지수도 소폭 등락이 있지만 여전히 확장 국면이다. 문제는 자칫 잘못하면 중국 경제 성장 폭이 둔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소비 침체, 심화되는 미·중 충돌, 글로벌 경기 둔화가 향후 중국 경제에 핵심 변수가 될 것이다. 이를 반영하듯 JP모건, 씨티그룹 등 글로벌 기관들은 기존 5.5%였던 올해 중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5%로 내렸다. 지난 7월 24일 시진핑 주석이 직접 주재한 중앙정치국 회의에서도 이에 대한 집중적인 논의가 있었다. 그만큼 중국 경제 상황이 녹록지 않다는 것을 방증한다. 그렇다면 하반기 중국 경제의 정책 방향은 어떻게 진행될까? 크게 3가지 관전 포인트를 꼽을 수 있다.
첫째, 중국인의 불안한 소비심리가 회복될 것인가? 소비가 중국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18년 76.2%, 2019년 57.8%, 2021년 65.4%에서 2022년에는 32.8%로 절반 이상 줄었다. 그런데 올해 리오프닝과 정부의 적극적인 소비 진작 정책에도 불구하고 중국인들이 지갑을 닫고 있다. 코로나 도시 봉쇄가 중국인들 가슴속에 흉터로 남으며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지출을 줄이고 저축 비중을 늘이는 등 안전자산으로 옮겨가고 있다. 소비주체가 미래 삶에 대한 확신이 있고 가계소득이 늘어나야 자연스럽게 소비지출로 이어지는데 지금 상황으로는 시장과 정부에 대한 불신이 매우 강하게 자리 잡고 있다. 정부의 소비 진작 정책이 어느 정도 효과를 거둘 것인지 의문이 제기되는 부분이다. 중앙정치국 회의에서도 자동차∙가전제품∙가구 등 특정 소비 분야를 언급하며 소비 진작을 위한 다양한 부양책을 지시함과 동시에 내수 확대를 위해 소비자들의 경제에 대한 자신감을 회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서는 일자리 창출과 인건비 상승이 수반되어야 하는데 상황이 녹록지 않다. 소비의 주체인 청년실업률이 지난 6월 사상 최고치인 21.3%를 기록했고, 생산자물가지수(PPI)도 지난 상반기 -3.1%, 6월에는 -5.4%까지 떨어졌다. 따라서 중국 정부는 금리와 지급준비율 인하. 적자재정 확대의 통화정책과 세금 혜택과 감면, 보조금 지금의 적극적인 재정정책을 펼칠 가능성이 높다. 무엇보다 위축된 소비심리 회복을 위한 다양한 부양책이 나올 것이다.
둘째, 자산 붕괴 리스크를 축소해 나갈 수 있을 것인가? 중국 GDP에서 20% 이상을 차지하는 부동산 리스크 해소와 냉각된 부동산 시장을 어떻게 부양할 것인가? 지난 상반기 중국 경제 성적표를 보더라도, 비록 상반기 고정자산투자가 24조3,113억 위안(약 4462조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8% 늘어났지만 그중 부동산 개발투자는 전년 대비 -7.9%로 심각한 상황이다. 중국 100대 부동산 건설사의 지난 6월 주택판매액이 전년 대비 18% 감소하다 보니 대부분 건설사들이 유동성 위기에 직면한 상태다. 부동산이 팔려야 건설사가 그 돈으로 다시 지방정부에서 토지를 매입하고 건물을 짓고, 지방정부는 토지판매금으로 재정을 확대해 소비 진작을 하는 구조인데 이게 악순환의 함정에 빠져 있는 것이다. 부동산 시장이 회복되어야 내수소비도 결국 살아날 수 있다. 지방도시를 넘어 베이징, 상하이 등 대도시까지 주택 보유자에 대한 추가 구매 완화, 청년∙취약계층을 위한 보장형 주택 건설 확대 등 지방마다 차별화된 다양한 부동산 부양책이 발표될 것이다. 지금까지 강조되었던 시 주석의 ‘주택은 투자가 아닌 거주를 위한 것’이란 문구가 이번 중앙정치국 회의에서 삭제된 것도 각 지방 상황과 특성에 맞게 부동산 정책을 실시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말이다. 따라서 하반기 각 지역별 다양한 부동산 부양책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셋째, 동력을 잃은 민영 경제를 어떻게 회복할 것인가? 민영 경제 활성화 대책은 지난 중앙정치국 회의에서도 가장 심도 있게 다루어졌다. 그만큼 민영 경제가 중국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기 때문이다. 2022년 기준 민영 경제는 중국 세수의 50% 이상, 수출입의 52.7%, GDP의 60% 이상, 기술혁신성과의 70% 이상, 도시 취업률의 80% 이상을 차지할 만큼 경제 회복에 핵심 역할을 한다. 2023년 3월 기준 민영 기업 수는 4900만개를 넘어서며 전체 중국 기업의 92.3% 차지할 정도로 절대적이다. 그중에서도 고소득 일자리 창출과 혁신의 중심에 서 있는 플랫폼 기업들의 성장과 발전이 무엇보다 필요한 상황이다. 지난 7월 12일 리창 총리 취임 이후 처음으로 알리바바 클라우드, 도우인, 샤오홍수 등 중국 대표 플랫폼 기업들과 좌담회를 개최했다. 리창 총리는 ‘중국 내수 확대∙기술 혁신∙일자리 창출에 있어 플랫폼 기업들의 역할과 참여가 매우 중요하다’가 강조했다. 또한 7월 19일 공산당과 국무원 공동으로 총 31개 조항의 '민간 경제 발전∙성장 촉진에 관한 의견'을 발표하며 민영 경제 살리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국유∙민영∙외자기업을 동등하게 대우하면서 민영 경제 발전과 성장을 위한 다양한 지원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따라서 플랫폼 기업 규제 완화를 선두로 민영 경제 전반에 걸쳐 일어날 투∙융자 시스템 개선, 진입장벽 완화 등 변화에 주목해야 한다. 하반기 발표될 경기 부양의 핵심 방향은 결국 민간 경제와 내수 회복에 초점이 맞춰질 것이다. 비록 경제에 하방 압력이 지속되겠지만 정부의 목표치인 5% 내외 성장은 어렵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다음 호에 계속 이어집니다)
 
 
박승찬 필자 주요 이력
중국 칭화대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주중 한국대사관에서 경제통상전문관과 중소벤처기업지원센터 소장을 5년간 역임했다. 미국 듀크대 방문학자와 함께 현재 사단법인 중국경영연구소 소장과 용인대 중국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현재 미국 미주리대학에서 미·중 기술패권을 연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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