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시중에 풀린 돈이 넉 달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금리 인상 속 가계를 중심으로 정기예적금에 자금이 몰렸고 주식과 채권펀드 등 수익증권에도 자금이 유입됐다.
한국은행이 11일 발표한 '2023년 6월 중 통화 및 유동성'에 따르면 6월 한 달간 통화량(M2 기준)은 전월 대비 18조원 증가한 3803조3000억원으로 집계됐다. M2는 지난 3월 첫 감소세를 기록한 이후 4월과 5월 하향세를 이어가다 6월 들어 다시 증가 전환했다. 전년 대비 증가율(원계열 기준)은 2.4%로 한 달 전(2.3%)보다 증가폭이 커졌다.
상품별로 보면 은행 예적금 금리 인상 속 '2년 미만 정기예적금' 규모가 9조5000억원가량 늘었다. 증가폭도 전월(3조4000억원) 대비 커졌다. 실제 은행 순수저축성예금 수신금리(신규)는 지난 5월 3.5%에서 6월 3.65%로 0.1%포인트 상승했다. 6월 중 수익증권도 주식형 및 채권형펀드를 중심으로 6조6000억원 늘었다. 반면 금전신탁은 분기말 재무비율 관리를 위한 법인자금 수요가 늘면서 4조3000억원 감소했다. 수시입출금통장 속 요구불예금도 정기예적금으로 자금이 이동하면서 한 달 새 2조9000억원가량 줄었다.
경제주체별로 유동성 규모를 살펴보면 가계 및 비영리단체 유동성이 정기예적금 중심으로 확대되면서 전월 대비 5조1000억원가량 늘어난 1967조1000억원으로 집계됐다. 기타금융기관 통화량도 수익증권 증가 영향으로 소폭(4000억원) 확대됐다. 반면 기업 유동성은 금전신탁을 중심으로 1조2000억원 감소했다.
단기자금 지표이자 현금·요구불예금·수시입출금식예금만을 포함하는 협의통화(M1)는 1175조9000억원으로 전월 대비 3조4000억원(0.3%) 감소했다. 이는 전년 동월 대비로는 14% 급감한 것이다. M1은 지난 2022년 6월(-0.4%) 이후 13개월 연속 감소세를 지속하고 있다. M1은 언제든 현금화가 가능해 높은 수익률을 따라 움직이기 쉬운 자금을 의미한다.
한편 M2에 2년 이상 장기 금융상품, 생명보험 계약 준비금 등을 포함한 금융기관 유동성(Lf)은 한 달 전(5199조3000억원)보다 0.4% 증가한 5218조1000억원을 기록했다. Lf에 국채, 지방채 등을 더한 광의유동성(L) 규모는 전월(6583조원)보다 0.7% 확대된 6632조1000억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