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림역·분당 서현역 흉기난동 사건 이후 온라인에 '살인예고' 글이 잇따르는 가운데, 전국에서 50명 넘는 작성자가 무더기로 경찰에 검거됐다.
6일 경찰에 따르면 이날 오후 6시까지 전국에서 모두 54명의 살인예고 글 작성자를 검거했다. 이날 낮 12시 46명에서 6시간 만에 8명, 전날 오후 7시 30명과 비교하면 하루 만에 24명 늘었다.
연달아 흉기난동 사건이 발생하면서 온라인 살인예고 글이 폭증하고 있는데, 협박글 작성자로 검거된 상당수는 미성년자다. 이들은 대부분 "장난이었다"고 진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원주역에서 칼부림을 하겠다고 썼다가 강원 영월군에서 붙잡힌 C군(17)은 자신이 쓴 글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제보하는 자작극을 벌인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이날 오후 4시 시·도경찰청 수사부장·차장이 참석한 가운데 긴급 회상회의를 열고, 살인예고 글 작성자에게 협박·살인예비·위계공무집행방해 등 가능한 처벌규정을 적극 적용하기로 했다.
우종수 국가수사본부장은 "살인예고 글 게시를 심각한 범죄행위로 보고 게시자를 끝까지 추적·검거하고 있다"며 "시민 안전에 대한 직접적 위협으로 판단하고 구체적인 범죄 실행 의사가 확인될 경우 적극적으로 구속 수사하겠다"고 밝혔다.
경찰은 112에 신고된 글의 작성자를 일일이 추적해 엄정히 처벌한다는 방침이다. 윤희근 경찰청장은 전날 잠실역 특별치안활동 현장을 찾아 "모방 또는 일종의 영웅 심리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며 "무책임한 살인예고 글 작성을 자제해주시기를 진심으로 부탁하고 경고한다"고 말했다.
이원석 검찰총장도 이날 오전 '중대강력범죄 엄정 대응 긴급회의'에서 "협박죄 외에도 살인예비, 위계공무집행방해 등 가능한 형사법령을 적극 적용하라"고 지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