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초 위기에 처했던 마이크로소프트(MS)의 액티비전 블리자드 인수에 다시 청신호가 켜졌다. 당초 인수에 반대하던 미국과 영국의 경쟁당국이 기존 입장에서 한발 물러나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인수의 가장 큰 난관으로 꼽히던 문제가 해소될 기미를 보이면서 게임업계 최대 '메가딜'이 최종적으로 성사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평가다.
인수가 성사될 경우 MS는 콘솔부터 모바일까지 모든 게임 플랫폼에서 강력한 지식재산권(IP)을 거머쥐게 된다. 여기에 MS가 엑스박스 게임 패스를 토대로 구축한 게임 생태계가 결합한다면 글로벌 게임 시장에서의 영향력도 더욱 커질 전망이다. 국내 시장에 미칠 영향 자체는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최근 국내 게임사들이 글로벌 PC·콘솔 게임 시장 공략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인수에 따른 시장 구도 변화에 관심이 집중된다.
MS는 지난해 1월 687억 달러(약 82조원)에 액티비전 블리자드를 인수한다고 밝혔다. 이는 게임업계는 물론 IT업계 전체적으로 봐도 역대 최고 인수액이다. 액티비전 블리자드는 콜 오브 듀티를 개발한 액티비전과 디아블로,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스타크래프트 등으로 유명한 블리자드가 2008년 합병해 만들어진 게임사다.
콜 오브 듀티는 전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1인칭 슈팅 게임(FPS)으로 꼽힌다. 디아블로, 워크래프트 등 블리자드의 게임들은 이미 2000년 이전부터 서구권을 중심으로 흥행해 왔다. 여기에 액티비전 블리자드가 지난 2015년 인수한 '캔디 크러시' 시리즈 개발사인 킹(KING) 스튜디오도 인수 대상에 포함된다.
MS가 액티비전 블리자드를 계획대로 인수한다면 PC·콘솔·모바일 등 대부분의 게임 플랫폼에서 강력한 포트폴리오를 갖추게 된다. 이미 MS는 자체 콘솔 기기인 엑스박스(Xbox)를 바탕으로 콘솔 기기 시장에서 입지를 다지고 있다. 산하에는 여러 게임 개발사들을 거느렸다. 마인크래프트 시리즈를 만든 모장 스튜디오, 레이싱 게임인 '포르자' 시리즈를 개발한 턴 10 스튜디오, 엘더스크롤·폴아웃 시리즈를 제작한 베데스다 게임 스튜디오가 대표적이다. 여기에 PC 게임 시장에서 높은 위상을 차지하는 디아블로,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등과 전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캐주얼 모바일 게임 시리즈인 캔디 크러시 등이 추가되는 셈이다. MS는 인수에 대해 "모바일, PC, 콘솔, 클라우드 전반에 걸쳐 MS의 게임 비즈니스 성장을 가속화하고 메타버스를 위한 토대를 제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MS의 액티비전 블리자드 인수로 발생할 수 있는 게임 시장에서의 독과점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컸다. 대표적으로 지난해 12월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는 MS의 액티비전 블리자드 인수에 반대하는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콜 오브 듀티 등 액티비전 블리자드의 유명 게임을 소니, 닌텐도 등 콘솔 게임기 시장의 경쟁사들에게 제공하지 않을 수 있다고 본 것이다. 영국 경쟁시장청(CMA)과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 등 유럽 쪽 경쟁당국들도 해당 인수가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심층 조사했는데, 판단은 엇갈렸다. EU가 올해 액티비전 블리자드 인수를 승인한 반면 영국은 클라우드 게임 시장에서 독과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이유로 인수에 반대 의사를 나타냈다.
미국과 영국 경쟁당국이 인수에 제동을 걸면서 게임업계 사상 최대 '메가딜'은 좌초될 위기에 놓였다. MS가 인수를 완료하려면 전 세계 주요 경쟁당국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EU를 비롯해 한국·일본·중국·브라질 등은 승인 결정을 앞서 내렸지만 마지막 벽이 높았다. 액티비전 블리자드 인수 시한이 지난 18일까지인 가운데 6월에 이르러서도 양국의 반대 의견은 변하지 않았다. 이 중 FTC는 소송 결과가 나오기 이전 MS가 블리자드 인수 작업을 진행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 가처분 신청까지 냈다. 앞서 엔비디아가 추진한 400억 달러(약 48조원) 규모의 ARM 인수도 미국·EU 등의 반대로 무산된 바 있어 업계에서는 인수가 불발될 것이라고 보는 전망이 우세했다.
그러나 7월 들어 분위기가 반전됐다. 미국 연방법원이 지난 11일 FTC의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기 때문이다. 미국 캘리포니아 연방법원은 해당 인수합병에 대해 "콘솔, 구독 서비스 또는 클라우드 게임 시장에서의 경쟁을 실질적으로 감소시킬 가능성이 있는지에 대해 심각한 의문을 일으키지 않았다"고 언급했다. FTC는 곧바로 항고했지만 항소법원 역시 1심 법원과 같은 이유로 14일 이를 기각했다.
FTC는 결국 당초 8월 초로 예정됐던 행정소송의 첫 재판을 일시 중단하기로 하면서 인수 반대 입장에서 한 걸음 물러섰다. 이와 관련해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은 MS가 FTC 위원들과 인수와 관련한 합의에 나설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경쟁 당국의 분위기가 바뀐 이유는 MS가 액티비전의 인기 타이틀인 '콜 오브 듀티'의 독점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선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MS는 지난해 닌텐도와 계약을 통해 액티비전 블리자드 인수 후에도 닌텐도 플랫폼에 콜 오브 듀티를 10년간 공급하겠다고 선언했다. MS는 또 경쟁사인 소니 측에 콜 오브 듀티 시리즈의 플레이스테이션(PS) 제공을 10년 연장하겠다고 먼저 제안하기도 했다. 최근 소니가 이를 수락하면서 MS 인수 후에도 플레이스테이션 등 다양한 플랫폼에서 게임을 플레이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처음 인수 불허 결정을 내렸던 영국 경쟁시장청 역시 지난 14일 MS의 액티비전 블리자드 인수에 대한 최종 결론 기한을 6주간 연기한다고 밝혔다. 당초 최종 보고서를 18일 낼 예정이었지만 기류가 바뀐 것이다. 외신에 따르면 MS는 영국 내 클라우드 기반 게임 부문의 일부를 분할해 매각하는 방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CMA 쪽의 클라우드 게임 시장 독과점 우려를 불식하고자 한 것이다. MS는 CMA와의 합의를 위해 인수 마감 시한을 10월 18일로 3개월 연장했다.
MS의 액티비전 블리자드 인수가 예정대로 마무리된다면 MS는 매출 기준으로 텐센트, 소니에 이어 게임 업계 3위 자리에 오르게 된다. 여기에 미래 경쟁력도 단번에 확보할 수 있다. 텐센트는 '리그 오브 레전드', '왕자영요' 등으로 막대한 매출을 거두고 있지만 중국 정부의 규제 변수에 늘 시달린다. 소니는 플레이스테이션(PS)을 바탕으로 콘솔 시장에서 점유율 1위에 올라 있지만 PC와 모바일 게임 매출의 비중은 아직 작은 편이다. MS로서는 게임 시장에서 이들을 추월할 강력한 추진력을 얻는 셈이다.
엑스박스가 운영하는 '게임패스'의 위상도 강화될 전망이다. 엑스박스 게임패스는 매월 일정한 금액을 내면 패스 내 등록된 게임을 무제한으로 즐길 수 있는 구독형 게임 상품으로 지난해 1월 기준 약 2500만명이 이용하고 있다. 필 스펜서 MS 게이밍 CEO는 액티비전 블리자드 인수 완료 후 이들의 게임을 게임패스에 출시하겠다고 지난해 밝혔다. 게임패스를 구독하면 콜 오브 듀티, 디아블로 등을 무료로 플레이할 수 있는 것이다. 지난 2분기 기준으로 액티비전과 블리자드 게임의 총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가 1억1800만명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앞으로 게임패스 이용자를 더욱 늘릴 수 있는 강력한 카드를 확보한 셈이다.
이미 MS는 지난 2020년 엘더스크롤 시리즈와 폴아웃 시리즈, 스타필드 등으로 유명한 베데스다 게임 스튜디오의 모회사인 제니맥스 미디어를 75억 달러(약 8조원)에 인수하며 게임 사업에 드라이브를 건 바 있다. 이 역시 당시 기준으로 게임업계 2위(현재 기준 4위) 규모의 인수였던 만큼 화제가 됐다. 사티아 나델라 MS 회장 겸 CEO는 "게임은 오늘날 모든 플랫폼에서 가장 역동적이고 흥미진진한 엔터테인먼트 분야이며 메타버스 플랫폼 개발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며 "우리는 플레이어와 크리에이터를 최우선으로 두고 새로운 게임 시대를 열기 위해 세계적 수준의 콘텐츠, 커뮤니티, 클라우드에 투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인수가 한국 게임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단기적으로는 크지 않을 전망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5월 MS의 인수를 승인하며 "(한국에서는) MS와 블리자드가 개발·배급하는 게임들의 합산 점유율이 낮고, 국내에서는 해외와 달리 블리자드 주요 게임의 인기도가 높지 않으며 경쟁사가 대체 거래할 수 있는 다수 인기 게임 개발사가 있다"고 짚었다. 한국에서 콘솔과 클라우드 게임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작다는 점, 한국의 콘솔 게임 시장에서 소니 플레이스테이션의 점유율이 높다는 점도 이러한 판단의 근거가 됐다.
다만 최근 국내 게임사들이 이전보다 적극적으로 해외, 특히 북미·유럽 시장을 공략하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이번 인수가 현지 게임 시장에 미칠 영향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미국과 영국의 경우 전체 게임 시장에서 콘솔이 차지하는 비중이 한국에 비해 큰 편인데, 해당 국가에서 엑스박스가 차지하는 콘솔 게임 시장 점유율도 이미 40% 이상으로 높아 플레이스테이션에 크게 뒤처지지 않는다.
이처럼 이미 영향력이 큰 상황에서 액티비전 블리자드까지 인수한다면 서구권 시장에서 MS의 영향력은 더욱 강해질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서구권은 소니 플레이스테이션과 MS 엑스박스의 콘솔 경쟁이 치열한 시장인데 MS의 이번 행보로 양 플랫폼 간 경쟁에 더욱 불이 붙었다"라며 "결국 양사가 보다 좋은 게임을 자사 플랫폼에 들이기 위해 노력할 것이고 이 과정에서 괜찮은 국내 게임들의 양사 간 입점 경쟁도 치열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수가 성사될 경우 MS는 콘솔부터 모바일까지 모든 게임 플랫폼에서 강력한 지식재산권(IP)을 거머쥐게 된다. 여기에 MS가 엑스박스 게임 패스를 토대로 구축한 게임 생태계가 결합한다면 글로벌 게임 시장에서의 영향력도 더욱 커질 전망이다. 국내 시장에 미칠 영향 자체는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최근 국내 게임사들이 글로벌 PC·콘솔 게임 시장 공략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인수에 따른 시장 구도 변화에 관심이 집중된다.
美·英 경쟁당국 반대 속 인수 무산 위기…7월 들어 극적으로 분위기 반전
MS는 지난해 1월 687억 달러(약 82조원)에 액티비전 블리자드를 인수한다고 밝혔다. 이는 게임업계는 물론 IT업계 전체적으로 봐도 역대 최고 인수액이다. 액티비전 블리자드는 콜 오브 듀티를 개발한 액티비전과 디아블로,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스타크래프트 등으로 유명한 블리자드가 2008년 합병해 만들어진 게임사다.
콜 오브 듀티는 전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1인칭 슈팅 게임(FPS)으로 꼽힌다. 디아블로, 워크래프트 등 블리자드의 게임들은 이미 2000년 이전부터 서구권을 중심으로 흥행해 왔다. 여기에 액티비전 블리자드가 지난 2015년 인수한 '캔디 크러시' 시리즈 개발사인 킹(KING) 스튜디오도 인수 대상에 포함된다.
그러나 MS의 액티비전 블리자드 인수로 발생할 수 있는 게임 시장에서의 독과점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컸다. 대표적으로 지난해 12월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는 MS의 액티비전 블리자드 인수에 반대하는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콜 오브 듀티 등 액티비전 블리자드의 유명 게임을 소니, 닌텐도 등 콘솔 게임기 시장의 경쟁사들에게 제공하지 않을 수 있다고 본 것이다. 영국 경쟁시장청(CMA)과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 등 유럽 쪽 경쟁당국들도 해당 인수가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심층 조사했는데, 판단은 엇갈렸다. EU가 올해 액티비전 블리자드 인수를 승인한 반면 영국은 클라우드 게임 시장에서 독과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이유로 인수에 반대 의사를 나타냈다.
미국과 영국 경쟁당국이 인수에 제동을 걸면서 게임업계 사상 최대 '메가딜'은 좌초될 위기에 놓였다. MS가 인수를 완료하려면 전 세계 주요 경쟁당국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EU를 비롯해 한국·일본·중국·브라질 등은 승인 결정을 앞서 내렸지만 마지막 벽이 높았다. 액티비전 블리자드 인수 시한이 지난 18일까지인 가운데 6월에 이르러서도 양국의 반대 의견은 변하지 않았다. 이 중 FTC는 소송 결과가 나오기 이전 MS가 블리자드 인수 작업을 진행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 가처분 신청까지 냈다. 앞서 엔비디아가 추진한 400억 달러(약 48조원) 규모의 ARM 인수도 미국·EU 등의 반대로 무산된 바 있어 업계에서는 인수가 불발될 것이라고 보는 전망이 우세했다.
그러나 7월 들어 분위기가 반전됐다. 미국 연방법원이 지난 11일 FTC의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기 때문이다. 미국 캘리포니아 연방법원은 해당 인수합병에 대해 "콘솔, 구독 서비스 또는 클라우드 게임 시장에서의 경쟁을 실질적으로 감소시킬 가능성이 있는지에 대해 심각한 의문을 일으키지 않았다"고 언급했다. FTC는 곧바로 항고했지만 항소법원 역시 1심 법원과 같은 이유로 14일 이를 기각했다.
FTC는 결국 당초 8월 초로 예정됐던 행정소송의 첫 재판을 일시 중단하기로 하면서 인수 반대 입장에서 한 걸음 물러섰다. 이와 관련해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은 MS가 FTC 위원들과 인수와 관련한 합의에 나설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경쟁 당국의 분위기가 바뀐 이유는 MS가 액티비전의 인기 타이틀인 '콜 오브 듀티'의 독점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선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MS는 지난해 닌텐도와 계약을 통해 액티비전 블리자드 인수 후에도 닌텐도 플랫폼에 콜 오브 듀티를 10년간 공급하겠다고 선언했다. MS는 또 경쟁사인 소니 측에 콜 오브 듀티 시리즈의 플레이스테이션(PS) 제공을 10년 연장하겠다고 먼저 제안하기도 했다. 최근 소니가 이를 수락하면서 MS 인수 후에도 플레이스테이션 등 다양한 플랫폼에서 게임을 플레이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처음 인수 불허 결정을 내렸던 영국 경쟁시장청 역시 지난 14일 MS의 액티비전 블리자드 인수에 대한 최종 결론 기한을 6주간 연기한다고 밝혔다. 당초 최종 보고서를 18일 낼 예정이었지만 기류가 바뀐 것이다. 외신에 따르면 MS는 영국 내 클라우드 기반 게임 부문의 일부를 분할해 매각하는 방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CMA 쪽의 클라우드 게임 시장 독과점 우려를 불식하고자 한 것이다. MS는 CMA와의 합의를 위해 인수 마감 시한을 10월 18일로 3개월 연장했다.
몸집 불린 MS, 게임 시장서도 '빅테크' 등극한다…韓 게임업계 영향은?
MS의 액티비전 블리자드 인수가 예정대로 마무리된다면 MS는 매출 기준으로 텐센트, 소니에 이어 게임 업계 3위 자리에 오르게 된다. 여기에 미래 경쟁력도 단번에 확보할 수 있다. 텐센트는 '리그 오브 레전드', '왕자영요' 등으로 막대한 매출을 거두고 있지만 중국 정부의 규제 변수에 늘 시달린다. 소니는 플레이스테이션(PS)을 바탕으로 콘솔 시장에서 점유율 1위에 올라 있지만 PC와 모바일 게임 매출의 비중은 아직 작은 편이다. MS로서는 게임 시장에서 이들을 추월할 강력한 추진력을 얻는 셈이다.
엑스박스가 운영하는 '게임패스'의 위상도 강화될 전망이다. 엑스박스 게임패스는 매월 일정한 금액을 내면 패스 내 등록된 게임을 무제한으로 즐길 수 있는 구독형 게임 상품으로 지난해 1월 기준 약 2500만명이 이용하고 있다. 필 스펜서 MS 게이밍 CEO는 액티비전 블리자드 인수 완료 후 이들의 게임을 게임패스에 출시하겠다고 지난해 밝혔다. 게임패스를 구독하면 콜 오브 듀티, 디아블로 등을 무료로 플레이할 수 있는 것이다. 지난 2분기 기준으로 액티비전과 블리자드 게임의 총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가 1억1800만명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앞으로 게임패스 이용자를 더욱 늘릴 수 있는 강력한 카드를 확보한 셈이다.
이번 인수가 한국 게임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단기적으로는 크지 않을 전망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5월 MS의 인수를 승인하며 "(한국에서는) MS와 블리자드가 개발·배급하는 게임들의 합산 점유율이 낮고, 국내에서는 해외와 달리 블리자드 주요 게임의 인기도가 높지 않으며 경쟁사가 대체 거래할 수 있는 다수 인기 게임 개발사가 있다"고 짚었다. 한국에서 콘솔과 클라우드 게임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작다는 점, 한국의 콘솔 게임 시장에서 소니 플레이스테이션의 점유율이 높다는 점도 이러한 판단의 근거가 됐다.
다만 최근 국내 게임사들이 이전보다 적극적으로 해외, 특히 북미·유럽 시장을 공략하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이번 인수가 현지 게임 시장에 미칠 영향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미국과 영국의 경우 전체 게임 시장에서 콘솔이 차지하는 비중이 한국에 비해 큰 편인데, 해당 국가에서 엑스박스가 차지하는 콘솔 게임 시장 점유율도 이미 40% 이상으로 높아 플레이스테이션에 크게 뒤처지지 않는다.
이처럼 이미 영향력이 큰 상황에서 액티비전 블리자드까지 인수한다면 서구권 시장에서 MS의 영향력은 더욱 강해질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서구권은 소니 플레이스테이션과 MS 엑스박스의 콘솔 경쟁이 치열한 시장인데 MS의 이번 행보로 양 플랫폼 간 경쟁에 더욱 불이 붙었다"라며 "결국 양사가 보다 좋은 게임을 자사 플랫폼에 들이기 위해 노력할 것이고 이 과정에서 괜찮은 국내 게임들의 양사 간 입점 경쟁도 치열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