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상윤 KH그룹 회장(57)의 횡령과 배임 범행에 가담한 혐의를 받는 김모 총괄부사장의 구속영장이 기각됐다.
서울중앙지법 유창훈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19일 김 부사장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진행하고 "증거인멸 내지는 도망 염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이날 밤 늦게 검찰이 청구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유 부장판사는 "피의자가 사실관계를 인정하고 여러 차례 조사 과정에서 사안의 실체 파악에 일정 부분 협조했다"고 말했다. 이어 "회사의 의사 결정 구조와 자금 집행 임원이라는 역할의 성격, 개인적 이익을 취득하지는 않은 정황 등을 감안할 때 피의자의 책임 정도에 대해 향후 절차에서 판단할 여지도 있다"고 기각 사유를 밝혔다.
KH그룹의 자금 업무를 총괄한 것으로 알려진 김 부사장은 배 회장의 지시로 약 650억원의 회사 자금을 배 회장 개인 채무 변제나 카드 대금 결제에 사용한 혐의(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횡령)가 있다. 지난 2021년 계열사 자금 약 4000억원으로 알펜시아 리조트를 인수하고 이를 배 회장의 차명 회사가 취득하게 해 계열사들에 손해를 끼친 혐의(특경법상 배임)와 강원도 측에서 확인한 매각 예정가 등 비밀 정보를 이용한 입찰을 방해한 혐의도 있다.
법원의 구속영장 기각으로 배 회장의 배임과 입찰방해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도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당초 검찰은 김 부사장의 신병확보 후 알펜시아 입찰 당시 강원도 업무를 총괄했던 최문순 전 강원지사 등의 관계자를 소환해 조사할 방침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