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한 달 동안 시중에 풀린 돈이 전월 대비 10조원 가까이 줄었다. 석 달 연속 감소세다. SC증권발 주식시장 폭락에 따른 불안감 확대로 머니마켓펀드(MMF) 자금이 감소했고 수시입출식 저축성예금도 줄었다. 반면 정기예적금 유동성은 수신금리 상승에 증가 전환했다.
14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통화 및 유동성'에 따르면 5월 한 달 동안 국내 통화량 잔액(M2, 평잔 계절조정계열 기준)은 직전월보다 9조7000억원(-0.3%) 줄어든 3785조4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월 대비 증가율은 2.3% 수준으로 전월(3.2%) 대비 둔화됐다. M2 통화량은 지난 3월 감소한 이래 석 달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상품별로는 정기예적금이 전월 대비 3조4000억원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예적금 금리가 오르면서 한 달 만에 증가전환한 것이다. 지난 4월 3.41% 수준이던 은행권 순수저축성예금 수신금리는 5월 들어 3.5%로 소폭 상승했다. 수익증권도 기타펀드를 중심으로 확대돼 5월 한 달 동안 2조8000억원가량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반면 MMF는 법인자금을 중심으로 9조5000억원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월(-1조8000억원)보다 감소폭이 확대된 것이다. MMF 급감은 주식시장 불안에 따른 것으로 지난 4월 24일 발생한 SG증권 사태에 따른 주가 하한가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수시입출식저축성예금 규모 역시 기업의 자금수요 확대 등으로 8조8000억원가량 감소했다.
경제주체별로는 가계 및 비영리단체가 보유한 유동성 규모가 은행 정기예적금을 중심으로 6조2000억원 증가했다. 같은 기간 기업 유동성도 5조6000억원 늘었다. 다만 기타부문이 4조9000억원 감소했고 기타금융기관 역시 MMF를 중심으로 4조8000억원가량 줄었다.
단기자금 지표이자 현금·요구불예금·수시입출금식예금만 포함하는 좁은 의미 통화인 M1(협의통화, 계절조정기준) 규모는 수시입출식저축성예금이 줄어들면서 전월 대비 8조9000억원(0.7%) 감소한 1179조2000억원으로 파악됐다. 이는 2022년 6월(-0.4%) 이후 12개월 연속 감소한 것이다. M1은 언제든 현금화가 가능해 높은 수익률을 따라 움직이기 쉬운 자금을 말한다.
한편 M2에 2년 이상 장기 금융상품, 생명보험 계약 준비금 등을 포함한 금융기관유동성(Lf, 계절조정계열 기준)은 한 달 전과 비교해 0.1% 감소한 5203조8000억원으로 파악됐다. Lf에 국채, 지방채 등을 포함한 광의유동성(L·말잔)은 전월 대비 0.2% 늘어난 6580조6000억원으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