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나나와 사과에 모자이크 처리가 되고 꽃이 클립이 되며 바나나와 오렌지가 흘러내린다고 하면 모두들 말도 안되는 소리하지 말라고 이야기 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일본 아트 디렉터 요시다 유니의 작품에서는 가능하다. 그는 한 송이에 함께 붙어있는 바나나도 각각의 형상과 색감의 간극을 세밀하게 조작하면서 다채로운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그의 작업이 더욱 눈에 띄는 이유는 이 모든 작업이 컴퓨터그래픽(CG)이 아닌 수작업으로 진행되기 때문이다. 요시다 유니 작가와 이야기 나눴다.
-작품이 굉장히 개성있다. 어떻게 만들게 됐나.
원래 아트 디렉터는 상업적인 것이고 작품은 제 개성을 드러내는 도구가 아니기 때문에 특별히 의식하면서 만든 적은 없습니다.
-영감은 어떻게 얻고 작품을 만드는 과정이 궁금하다.
평소에 의식해서 영감을 얻으려 노력하지 않는데 일상에서 재미있는 것, 사건을 자연스럽게 찾고 있는 것 같아요. 아이디어를 구상할 때 점과 점이 연결돼 힌트가 되고 있습니다. 일에 대한 아이디어를 생각할 때 조용한 공간보다는 약간 시끌벅적한 카페에서 오히려 차분해지고 아이디어가 나오기 때문에 카페에 자주 가는 편입니다. 집중은 밤에 제일 잘 됩니다.
-작품을 통해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무엇인가.
광고의 경우 클라이언트와 소비지 모두 만족할 수 있는 포인트를 찾는 것을 가장 큰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순수 개인 작업은 일상의 모티브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보니 일상에서 조금만 다르게 생각해도 작은 행복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을 전하고 싶어요.
어렸을 때부터 성격일지도 모르지만, 주어진 상황 속에서 재미있는 것을 발견하는 것을 좋아했습니다.
장난감이 없는 상황이면 직접 만들기도 하고요. 이야기도 판타지보다는 논픽션 같은 실제로 존재하는 것 안에 내재된 재미를 발견하는 것을 좋아했어요. 현미경을 들여다보는 것을 좋아하고 존재하지만 육안으로는 볼 수 없는 것을 보는 것을 좋아해요.
-어떤 어린시절을 보냈나.
어렸을 때부터 그림을 그리거나 물건을 만드는 것을 매우 좋아했습니다. 장난감도 직접 스스로 만들어 노는 아이였고 픽션보다는 논픽션을, 공상적인 이야기보다는 도감 같은 것을 더 좋아했습니다. 판타지보다 실제 존재하는 것들 속에서 본 적 없는 것을 찾아내는 걸 좋아했는데 그래서 지금의 작품도 실제로 가능한 것을 형상화 하는 작업을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익숙하면서도 놓치고 사는 것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저도 평소 바쁘면 그렇지만, 같은 길을 걷더라도 아무것도 보지 않고 걷는 것과 길가에 틈틈이 나 있는 작은 꽃을 보거나 구름이 어떠한 형태로 닮은 듯 보이는 것처럼 일상에 숨어 있는 작은 행복은 많이 있기 때문에 조금만 생각을 바꾸면 또 다른 세계가 보이는 것 같은 생각이 듭니다.
-아날로그 수작업을 하는 이유가 궁금하다.
저는 보통 아날로그 수작업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과일을 모자이크처럼 표현한
따라서 자연의 그라데이션을 사용해 모자이크를 만들어보고 싶다는 아이디어를 구상했습니다. 작품을 제작할 때는 먼저 아이디어를 간단하게 스케치 한 다음 믿을 수 있는 팀원들과 회의를 거쳐 구체적으로 형상화합니다.
푸드스타일리스트 분께서 큐브 모양으로 과일을 잘라주시면, 그것을 제가 직접 모자이크처럼 배열합니다. 생과일은 시간과의 싸움이기에 제가 직접 세팅을 하는 경우가 많아요.
자연의 것을 좋아합니다. 꽃이나 식물은 같은 모양이나 무늬가 존재하지 않고, 계절에 따라서도 차이가 있기 때문에 그런 것들과 함께 하는 것이 즐거워요.
고등학교 때까지는 유화를 그리다가 그래픽에 흥미가 생겨서 일본 여자 미술대학에서 그래픽 디자인을 전공했어요. 광고 수업을 들으면서 제가 마음대로 무언가를 만드는 것보다 '제약 안에서 얼마나 많이 전달할 수 있는지 고민하는 것을 좋아하는구나'하고 깨달았습니다. 그때 경험을 계기로 아트 디렉터가 돼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요시다(吉田) 님의 작품은 매우 인기가 많은데 사람들이 열광하는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스스로는 이해하기 어렵습니다만 (웃음) 스스로도 생각하기 쉬운, 어쩌면 어린 아이라도 쉽게 생각할 수 있는 아이디어라고 인식할 수 있기 때문 아닐까요.
-원래 어떤 꿈을 가지고 있었나. 작업을 통해서 새로 생긴 꿈도 있나.
원래 그림 그리기나 만들기를 좋아하는 아이였어요. 형사나 과학 수사를 동경한 적은 있었지만, 무언가를 만드는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계속 했습니다. 지금은 이대로 이 일을 더욱 열심히 해 나가고 싶고 일과 별개로 자원봉사를 통해 아이들에게 만드는 즐거움을 알려주고 싶어요.
-자신의 작품에 자신감이 부족한 사람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나.
저도 그런 마음은 너무 잘 알고 있고 지금도 약간 부끄러운 마음이 있어요. 언젠가 그런 마음은 경험을 통해 변할 수도 있고 잘 만들지 못했을 때는 실패하더라도 만족할 때까지 해보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순수 예술과 달리 상업적인 것을 만들어서 그런지 제가 만들고 싶은 것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디자인이 전달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기 때문에 그 때 요구되는 것에 맞춰서 만드는 것이 중요해요.
-마지막으로 일상 속에서 특별함을 찾는 많은 사람들에게 한마디 해달라.
조금이라도 여유를 갖는 것이 중요하죠. 여유가 있어야 특별함을 놓치지 않을 수 있다고 생각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