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 공주묘서 비단벌레 꽃잎장식 직물 말다래 첫 확인

비단벌레 말다래 출토 당시 모습 [사진=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

신라시대 10대 공주의 무덤에서 비단벌레 꽃잎장식의 직물 말다래(말 탄 사람 다리에 흙이 튀지 않도록 안장 밑에 늘어뜨리는 판)가 처음으로 확인됐다.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원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는 4일 "경주 쪽샘지구 신라고분 44호 돌무지덧널무덤(적석목곽분)에서 비단벌레 꽃잎장식 직물 말다래와 머리 꾸밈새,금동제 장신구에 사용됐던 직물 등을 추가로 확인했다"라고 전했다.

쪽샘 유적은 4∼6세기 신라 왕족과 귀족이 묻힌 집단 묘역이다. 이 일대에서는 2007년 본격적인 조사를 시작해 1000 기가 넘는 신라 무덤이 확인됐다. 44호 무덤의 경우, 2014년 5월 정밀 발굴 조사에 나서 지난달 대장정을 마쳤다. 쪽샘 44호 무덤에서는 총 780점의 유물이 출토된 것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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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롭게 확인된 '비단벌레 꽃잎장식 직물 말다래'는 대나무살을 엮어서 만든 바탕 틀(크기 80×50㎝)의 안쪽(내면)에 마직물 1장, 바깥쪽(외면)에 마직물·견직물 등 3장의 직물을 덧대고 그 위에 비단벌레 날개로 만든 나뭇잎 모양(심엽형)의 금동 장식과 금동 달개(영락) 등을 배치한 형태다.

비단벌레는 딱정벌레목 비단벌레과에 속하는 곤충으로 금록색 광택이 나는 성충의 앞날개를 이용해 각종 장식에 사용하는데 신라 고분 중 최고 등급 무덤에서만 확인된다.

1점의 날개 장식에 4점의 심엽형 장식이 결합돼 꽃잎 모양을 이루고, 이런 꽃잎 모양 50개가 말다래에 부착된 구조여서 당시 찬란했던 신라 공예기술의 진면목을 엿볼 수 있다. 

비단벌레 꽃잎 장식이 있는 말다래 재현품 [사진=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

또한 2020년 금동관 주변에서는 폭 5㎝의 유기물 다발과 다발을 감싸고 있는 직물흔이 발견됐다. 분석 결과 유기물 다발은 피장자의 머리카락으로 확인됐다. 

금동관, 금동신발, 말띠꾸미개 등 금동제품에 사용됐던 직물도 발견됐다. 금동관 내부에서는 마직물과 견직물 등 다양한 직물, 특히 홍색, 자색,황색 등 3가지의 색실을 사용한 삼색경금도 확인됐다. 삼색경금은 최상위계층 고분에서만 나온다. 또 금동신발에서는 가죽, 견직물, 산양털로 만든 모직물 등이 확인됐다.

연구소는 "해당 직물들은 실물자료로는 처음으로 확인된 것이 많아 앞으로 직물 연구사에도 중요 자료로 활용될 것이다"고 말했다.
 

쪽샘 44호 무덤의 주인과 부장품 [사진=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