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건설 복합위기 넘는다]"주택시장 침체에도 끄떡없다"...세계시장 깃발 꽂는 삼성물산

2023-07-03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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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물산 현판 [사진=연합뉴스]


연간 매출액 약 43조원에 달하는 삼성물산에서 '만년 2등'으로 불리던 건설사업 부문이 완전히 달라졌다. 그동안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삼성전자의 반도체 생산라인 건설이라는 그룹 내 특수성과 시공능력평가 1위 브랜드 '래미안'에도 불구하고 실적 기여도가 전체 매출의 3분의 1에도 못 미쳐 덩치값을 못 한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해외 무대에서 신재생에너지, 복합도시개발 등 난이도가 높은 프로젝트의 사업권을 따내면서 'K-건설' 저력의 1등 공신으로 추앙받고 있다.
 
◇해외 복합개발에서 신재생에너지까지...글로벌 영토 확장하는 삼성물산
3일 해외건설종합정보서비스 수주통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 235개 건설사(하청 102개사 포함)가 수주한 해외건설 계약금액은 총 175억6670만 달러(약 22조9579억원)로, 삼성물산은 56억6128만 달러(약 7조4021억원)를 수주해 30%가 넘는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16억8034만 달러)과 비교해 2.5배 증가한 수준이다. 

삼성물산은 신재생에너지 사업 본격화로 미래 성장성에 날개를 달았다. 지난해 8000억원 규모의 카타르 태양광 단지 EPC 공사를 수주한 데 이어 올해에도 사우디 신재생에너지 사업의 EPC 수주가 기대된다. 호주, 중동 등의 수소 생산·이송 프로젝트도 앞으로 주요 사업으로 자리 잡을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엔 일본 미쓰비시 상사의 자회사인 글로벌 에너지 기업 DGA와 호주 그린수소, 암모니아 프로젝트 공동 개발과 운영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서호주 지역에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 에너지 단지를 조성하고 이를 연계한 그린수소 생산설비를 구축하는 게 목표다.
 
대만에서는 총 7500억원 규모의 아오지디 복합개발 프로젝트 수주에도 성공했다. 대만 푸본금융그룹 자회사 푸본생명보험이 발주한 이번 공사는 대만 제2의 도시 가오슝시에 지상 48층, 240m 높이의 오피스 빌딩과 23층 규모의 호텔, 두 건물을 연결하는 지상 13층 근린시설(포디움)을 신축하는 공사로, 연면적만 55만7000㎡에 이르는 초대형 복합개발 사업이다. 이번 프로젝트는 완공시 대만을 대표하는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된다. 

삼성물산은 1996년 플랜트 공사를 수주하면서 대만에 처음으로 진출해 이후 고속철도, 유화공장, 테마파크 등 다양한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특히 2021년에는 공사비만 1조 8000억원에 달하는 타오위안 국제공항 제3터미널 신축공사를 수주해 대만 건설시장에서 한국 건설사의 위상을 확대하고 있다.
 
 
[그래픽=아주경제][그래픽=아주경제]

◇'1등은 다르다'...한남, 강남 등 알짜 입지 공략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오세철 사장 취임 첫 해인 2021년 이후 단 한 번도 건설 수주 목표액 달성을 실패한 적이 없다. 해외시장과 국내시장 포트폴리오를 적절히 분산한 영향이다. 금융시장 불안과 부동산 시장 침체로 최근 주택시장이 고전하고 있지만 삼성물산 내부 분위기는 나쁘지 않다. 

삼성물산 전사적으로는 1분기에 연결기준으로 매출 10조2390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매출이 1.9% 줄었지만, 건설부문은 같은 기간 4조6000억원을 기록하며 매출에서 52% 증가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특히 건설부문 영업이익이 1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88% 증가한 2920억원을 달성하면서 전사 영업실적을 견인했다. 
  
주택시장 침체 속에서도 브랜드력을 바탕으로 꾸준한 성장을 도모하고 있다는 점은 강점이다. 현재 이 회사는 노량진1구역 재개발사업, 한남5구역 재개발사업, 개포주공 5·6·7단지 등 서울 알짜 도시정비사업장에서 강력한 시공 후보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사업성이 뛰어난 과천주공10단지 재건축사업도 최근 DL이앤씨가 사업을 포기하면서 수주가 유력해졌다
 
김장원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1분기 건설수주액이 연간 목표치의 44% 이상을 달성한 것은 하이테크 수주에 따른 결과로 삼성물산이 규모의 경제를 넘어 질적인 수익 개선을 기대할 수 있는 기업으로 거듭나고 있다"면서 "글로벌 시장에서 핵심사업 수주가 늘어나면서 작년처럼 연간 목표액을 상향 조정할 가능성도 높다"고 말했다. 이어 "이는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와 차별화된 경쟁력으로 어려운 경제환경을 극복한 기대 이상의 성과"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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