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반도체 옥죄기, 美 기업에 부메랑" 업계 우려 증폭

2023-06-29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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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 "관련 산업 주도 기회 영원히 잃을 것"

마이크론 "성장 회복에 상당한 역풍"

 
[사진=로이터 연합뉴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바이든 행정부의 중국 반도체 옥죄기가 미국 반도체 업계에 부메랑이 돼 돌아올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 반도체 업계 전반에서 미·중 반도체 전쟁을 경계하는 목소리들이 잇달아 터져 나온다.
 
2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바이든 행정부가 검토 중인 인공지능(AI) 칩 대중국 수출 제재에 공개적으로 반대 의견을 표했다.
 
콜레트 크레스 엔비디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이날 열린 투자자 콘퍼런스에서 “우리의 (AI 칩) 중국 판매를 금지하는 제한으로 인해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에서 미국 산업이 경쟁하고 주도할 수 있는 기회를 영구적으로 잃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의 미래 사업과 재정에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크레스 CFO는 엔비디아 제품에 대한 전 세계적인 수요를 고려할 때 새 제재가 엔비디아에 즉각적인 영향을 미치진 않더라도, 장기적으론 영향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했다.
 
전날 WSJ는 바이든 행정부가 AI 칩 대중국 수출을 추가 억제하는 신규 제재안을 조만간 발표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새 제재는 반도체 규제를 우회하는 미국 기업에 경고장을 날리는 성격이 짙다. 그간 엔비디아는 주력 상품인 A100칩 등 최첨단 AI칩의 대중국 수출이 막히자, 성능이 다소 떨어지는 A800칩을 중국에 수출하는 식으로 정부의 포위망을 피했다. 
 
미국 자산운용사 제프리스는 A800칩에 대한 중국 수요가 상당한 것으로 분석했다. 챗GPT 등장으로 중국 기업들도 생성형 AI 서비스 개발에 몰두하기 시작하면서, A800 칩에 대한 수요가 급증했다. A800 칩은 이미지 기반 AI 모델에서는 성능이 떨어지나, 텍스트 기반 AI 모델에서는 A100칩과 성능이 대동소이한 것으로 알려진다.
 
문제는 엔비디아 등 미국 주요 최첨단 반도체 회사들의 매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는 것이다. 투자은행 베어드의 테드 모튼슨 애널리스트는 “두 회사(엔비디아와 AMD)의 매출에서 중국 노출도는 25~30%에 달한다”며 “(새 제재는) 아마도 성장에 역풍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WSJ는 “바이든 행정부는 균형을 잘 잡아야 한다”며 “이러한 제재는 중국의 AI 개발 노력을 늦출 수 있으나, 미국 반도체 회사의 수익에도 타격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최대 메모리 반도체 회사인 마이크론 역시 중국 시장에서의 불확실성이 회사 성장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산자이 메로트라 마이크론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최근 중국 당국의 마이크론 제품에 대한 규제와 관련해 “(중국의 조치는) 우리의 전망에 영향을 미치고, 우리의 회복을 늦추는 상당한 역풍”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중국 사이버공간관리국(CAC)은 안보를 이유로 핵심 인프라 운영자들에게 마이크론의 반도체 구매를 금지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메로트라 CEO는 “(중국 상황이) 불확실하고 유동적”이라며 “시간이 지남에 따라 이러한 영향을 완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분기별 수익 변동성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마이크론의 지난해 총 매출액에서 중국 본토와 홍콩에서 발생한 수익이 차지하는 비중은 25%(유통업체를 통한 간접 매출 포함)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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