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코레일 등에 따르면 지난 3월 해임된 나 전 사장의 후임을 정하기 위한 임추위가 지난 1일 열려 사장 직위에 응모한 7명의 후보자를 평가해 5명을 추렸다.
관련 규정상 회의 내용과 결과는 비공개가 원칙이다. 고준영 코레일 사장직무대행(부사장)과 한문희 전 부산교통공사 사장 정도만 알려졌을 뿐 다른 인사들은 공개된 적이 없다.
하지만 지난 2일 이번 임추위 결과가 한 블로그에 공개됐다. 통과한 5명의 이름과 전·현직 직위, 출신학교에 최고 득점자 여부 및 탈락자 2명의 이름까지 밝혀졌다.
코레일 사장직 관련 혼란은 이뿐만이 아니다. 지난 1일에는 나 전 사장이 서울행정법원에 대통령을 상대로 해임 처분 무효 확인 소송을 제기했기 때문이다.
앞서 국토교통부는 지난해 대전-김천구미역 KTX 열차 궤도이탈과 대전조차장역 SRT 열차 궤도이탈, 오봉역 사망사고, 영등포역 무궁화호 탈선사고 등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코레일에 대한 특별감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국토부는 코레일에 과징금을 부과하고, 나 사장의 해임을 정부에 건의했다.
이후 지난 3월, 윤석열 대통령이 해임안을 재가하면서 나 전 사장은 임기를 마치지 못하고 자리에서 물러나게 됐다.
나 전 사장의 법적대응이 본격화되면서 일각에서는 코레일을 둘러싼 혼란이 장기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나 전 사장이 해임처분 취소소송에서 승소할 경우 최정학 전 한국국토정보공사(LX) 사장과 구본환 전 인천공항공사 사장의 사례처럼 한 지붕 두 사장 체제가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한편, 코레일은 조직 및 철도 개혁 등 산적한 현안이 많다. 코레일이 올해 국토부로부터 부과받은 과징금 규모는 37억2000만원에 달한다. 철도사고 발생건수도 2018년(69건)부터 2020년(40건)까지 감소세를 보였지만 2021년(48건)과 지난해(66건)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최근엔 조직 내 기강해이 문제도 발생했다. 코레일 내부감사 결과 소속 직원이 약 3년간 그룹 방탄소년단(BTS) 리더 RM(본명 김남준)의 열차 탑승 예약과 개인정보를 무단으로 열람한 사실이 적발되며 논란을 빚었다.
2차 철도 구조개혁 문제도 직면해있다. 현재 철도시설에 대한 유지보수를 코레일만 하게 돼 있는 규정이 삭제된 개정안이 발의돼 국회에 상정되면서다. 법안이 통과되면 코레일 외에 국가철도공단 등 다양한 기관이 유지보수에 참여할 수 있게 되는 만큼 국내 철도산업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수서발 고속철도 운영사인 SR과의 통합도 해결과제다.
유정훈 아주대학교 교통시스템학과 교수는 "철도 산업이 변혁기에 있는 데다 현재 코레일은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는 상황"이라며 "개혁과제를 실천할 수 있는 인물을 선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