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임기 2년 차 최우선 과제로 ‘업무 혁신’과 ‘공정거래질서 확립’을 꼽았다. 전체적인 맥락은 최근 소시에테제네랄(SG)증권발 ‘주가 폭락 사태’를 사전에 감지하지 못한 것을 반성하고 불공정거래 조사 역량을 강화하겠다는 것과 맞닿아 있다. 지난 임기 1년간 업무적 성과에 대해서는 C+ 정도라고 자평했다.
이복현 원장은 1일 서울 여의도 소재 중식당에서 출입기자단과 ‘1주년 간담회’를 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 원장은 “금융정책기관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사람으로서 이번 SG증권발 주가조작 사건에 큰 책임감을 느끼며 반성하고 있다”며 “(정부 차원의 증권범죄 대책을 마련하는 과정에서는) 금융업 종사자 등 다른 투자자에 비해 정보의 우월성을 갖는 이들이 이를 악용하면 반드시 엄중 처벌할 것”이라고 말했다.
향후 1년에 대한 출사표도 대부분 이와 연관돼 있다. 이 중에서도 ‘조직 내 업무 혁신’을 가장 첫손에 꼽았다. 이를 기반으로 감독기관 시스템의 예측 가능성을 높여 범죄를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계획이다. 금융사 검사 방식 역시 기존 처벌 중심에서 자율적·선제적 중심으로 바꿔 적시 대응이 가능토록 한다. 불공정거래, 불법 공매도, 악성 루머 유포 행위 등 시장 교란 행위가 발생하면 엄중히 대응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이 밖에 임기 2년 차 목표로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잠재 불안 요인에 선제적 대응 △디지털 금융 혁신 △금융권 정보기술(IT) 위험 요인 사전 차단 △금융사 해외 진출 지원 △불법 사금융 근절 등을 꼽았다.
지난 1년 임기에 대해선 “2년 같은 1년이 6개월 만에 지나간 느낌”이라는 소회를 밝혔다. 그만큼 업무와 연관된 시간이 빠르게 지나갔다는 뜻이다. 스스로 업무적 성과에 대해서는 C+라는 평가를 내렸다.
임기 내 정계 진출 가능성에 대해선 다시 한번 선을 그었다. 그는 “현재 금융시장 불확실성을 고려하면, 금융정책의 4개 축(기획재정부·한국은행·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 기관장 중 한 명이라도 바뀔 시 큰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며 “사실상 4명 중 1명이 손들고 나가긴 어려운 구조”라고 말했다.
금융위원회와 이원화된 체계를 지적하는 의견에는 “속도 측면에서는 좀 더 느리게 느껴질 수 있지만 두 기관 간 상호작용을 통해 양질의 결과물을 도출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답했다. 금융권 지배구조 개선과 관련해선 “모든 금융사의 기준이 같아질 순 없겠지만 최대한 원칙론에 의거해 기준을 만들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근 제기된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규제 완화 가능성과 관련해서는 “큰 틀에서 DSR 규제 강화 원칙을 이어가겠다는 방침에는 변함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