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콜택시 논란' 타다, 무죄 확정...기소 3년 7개월 만에 '종지부'

2023-06-01 11:32
  • 글자크기 설정

法 "기사·자동차 대여, 이미 적법한 영업 형태로 정착"

스타트업계 비판 목소리 커지나..."사법 리스크 우려"

이재웅 전 쏘카 대표

이재웅 전 쏘카 대표 [사진=연합뉴스]


대법원이 차량 호출 서비스 '타다'가 불법이 아니라고 판단하면서 논란에 종지부를 찍었다. 검찰이 타다 전직 경영진을 기소한 지 약 3년 7개월 만에 나온 결론이다. 타다금지법이 제정되면서 타다 베이직 서비스는 종료됐지만 스타트업계 사법 리스크에 대한 반발은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대법원 3부(주심 오석준 대법관)는 1일 오전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이재웅 전 쏘카 대표와 타다 운영사였던 VCNC 박재욱 전 대표에 대한 상고심 판결을 열고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대법원은 "타다 서비스는 기존에 허용되고 있던 운전자 알선을 포함한 자동차 대여(렌터카 서비스)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며 "유상으로 여객을 운송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타다와 유상 여객운송과의 차이점에 대해  "타다 서비스는 차량 이용을 사전 예약한 특정 회원에 대해 기사를 알선해 자동차를 대여할 뿐, 노상에서 승차를 요청하는 불특정인의 요구에 즉흥적으로 응하지 못하므로 불특정 다수의 여객을 자동차로 운송한다고 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타다 베이직은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운전기사가 딸린 11인승 승합차를 빌려 마치 콜택시처럼 이용하는 서비스로, 타다의 핵심 사업 모델이었다. VCNC가 쏘카에서 빌린 렌터카를 운전자와 함께 다시 고객에게 빌려주는 방식으로 운영했다.

타다에 대한 검찰 수사는 2019년 2월 전 서울개인택시조합 이사장과 전·현직 택시조합 간부들이 검찰에 고발하면서 시작됐다. 검찰은 타다 베이직이 옛 여객자동차법상 금지되는 '불법 콜택시 영업'이라고 보고 2019년 10월 이 전 대표와 박 전 대표를 불구속기소했다.

이 전 대표 등이 면허 없이 여객자동차운송사업법을 하고 자동차 대여사업자로서 법률상 허용되지 않는 유상여객운송을 했다는 이유에서다. 또 이용자와 맺은 임대계약은 국토교통부 장관 허가 없이 택시 영업을 하고자 꾸며낸 것에 불과하다는 것이 검찰 측 주장이었다. 반면 타다 측은 승차 정원 11인승 이상 15인승 이하 승합차는 운전자 알선이 허용되므로 합법이라고 주장했다.

1·2심 법원은 타다 측 주장을 받아들여 두 사람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타다가 외관상 카카오택시 등과 유사하다는 이유로 실질적으로 여객자동차 운수사업을 영위해 왔다고 볼 수 없다"며 "자동차 대여업체가 기사와 함께 자동차를 대여하는 것은 적법한 영업 형태로 정착돼 있었다. 타다는 이런 서비스에 IT와 통신 기술을 접목했을 뿐"이라고 판단했다.

검찰 측 주장처럼 외관만 기사 포함 렌터카 서비스이고 실질적으로는 택시라고 보기에는 "계약의 효력을 부인할 만한 사정이 없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이용자는 앱을 통해 기사를 포함한 승합자동차 대여 서비스 이용 약관에 동의하고 회원으로 가입한 뒤 타다 서비스를 이용해왔다"며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계약 당사자들이 처분문서를 서면으로 작성했을 때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문언대로 인정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전 대표는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이후인 2020년 3월 '타다금지법'으로 불리는 여객자동차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자 대표 자리에서 물러났다. 쏘카 대표직은 박 전 대표가 이어받았고 타다 베이직은 운영을 중단했다.

대법원의 유무죄 판단은 의미가 없게 됐지만 스타트업 업계 반발과 비판 목소리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새로운 사업 아이템을 구상하면 각종 법·제도에 걸려 실행이 가로막히거나 기존 법·제도에 걸리지 않으면 입법을 통해 사업을 제한하는 등 우리나라에서는 '사법 리스크'가 크다는 이유에서다.

검사장 출신인 이동열 법무법인 로벡스 대표변호사는 "사실 스타트업은 마치 성장하는 생물과 같아서 성장 과정에서 많은 시련과 난관에 부딪히게 된다"며 "특히 스타트업은 신기술과 창업 아이디어를 무기로 기존 시장이나 질서와 갈등하고 반목하면서 새로운 시장을 창조하는 시장 파괴적인 특성이 있으므로 끊임없이 기존 시장 구조 또는 법질서와 충돌을 야기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과거 자동차 산업이 마차 산업을 대체했듯 스타트업은 규제나 기존 사업자들과 불화·분쟁을 야기하면서 불가피하게 사법 리스크에 직면하게 된다"며 "이러한 규제와 갈등을 빚는 것을 피하기 위해 우리나라는 규제 샌드박스(Sand Box) 제도 등을 이용해 스타트업에 활로를 터주려 노력하고 있지만 그 한계 또한 명확하다"고 덧붙였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공유하기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
언어선택
  • 중국어
  • 영어
  • 일본어
  • 베트남어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