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부터 50대 중반까지 치열한 ‘생존 게임’을 펼친 한 사람의 이야기는 삶이 무엇인지 되돌아보게 한다.
완성도 높은 작품을 위해 많은 사람들이 노력했다. 배우들이 열연을 펼친 가운데, 인공지능(AI)도 ’숨은 조연’으로 중요한 역할을 했다.
인공지능 기술은 분장만으로는 부족했던 신체적인 한계를 뛰어넘게 했다. 페이스 디에이징이라는 기술로 작업했다. 강 감독은 “배우 최민식이 30대에 연기했던 자료를 데이터로 썼다. 배우의 얼굴을 스캔해서 AI에 집어넣었다”고 설명했다.
외모와 함께 보이지 않는 목소리도 중요하다. 강 감독은 “음성의 경우 데이터를 여러 가지로 뽑아냈다. 관객이 봤을 때 어떻게 해야 진짜 최민식의 젊을 때 모습이라고 생각할 수 있을까 고민했다”라며 “현재 모습을 많이 왜곡해선 믿지 않을 것 같았고, 일정 부분 목소리의 거친 부분은 그대로 가져와야 이질감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라고 설명했다.
기술 발전으로 인해 경계해야 할 부분도 생겼다. 강 감독은 “과거에는 작고한 인물을 영화에 구현하기 힘들었지만, 이제는 AI로 손쉽게 만들 수 있다”라며 “딥 페이크 기술이 가짜뉴스에 활용하지 않도록 인격권이나 관련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교구 서울대 지능정보융합학과 교수가 대표로 있는 수퍼톤(Supertone)은 20초가량의 음성 데이터만 있으면 다양한 음성 콘텐츠를 만들 수 있다. 수퍼톤은 디즈니플러스 시리즈 '카지노'와도 함께 작업을 했다.
다방면에서 활용가능하다. 예컨대 고인이 된 레전드 가수가 새로운 노래를 부를 수 있고, 메인 보컬 트랙 하나만으로 풍부한 코러스 레이어를 만들 수 있다.
K-팝(Pop)의 확장도 돕는다. 전 세계 팬들을 위한 다국어 가창 트랙을 제작하고, 외국어 발음도 교정할 수 있다.
이 대표는 “다양한 국가의 팬들이 자신이 사랑하는 아티스트가 그들의 모국어를 사용하는 것을 볼 수 있게 됐다”라며 “한 아티스트가 여러 외국어를 잘하는 것처럼 들린다”라고 소개했다.
이처럼 인공지능이 수많은 콘텐츠를 만들고 있는 가운데, 저작권 문제는 장기적으로 풀어나가야 할 숙제다.
김찬동 한국저작권위원회 팀장은 “현행법상 AI음악은 저작물로 분류되지 않는다”라며 “법에서 저작물은 인간의 사상 또는 감정을 표현한 창작물, 저작자는 저작물을 창작한 자로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다양한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광주과학기술원 AI대학원 교수인 안창욱 크리에이티브마인드 대표는 “AI 창작물(음악)에 이름표(창작권)를 달아줘야 한다. 저작인격권 중 성명표시권에 AI 창작권을 명시해야 한다”라며 “그렇지 않으면 인공지능을 활용해 저작권 협회에 등록한 사람들 간의 분쟁이 있을 수 있다”라고 짚었다.
정진근 강원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AI가 창작에 참여했어도 저작권은 협업한 당사자나 AI를 도구로 이용한 회사에 귀속한다”라며 “수익 향유 문제는 현재진행형인 논쟁거리다. 지금 당장 결론을 내릴 순 없지만, 미국과 유럽 등에서 벌어지는 논쟁에 적극 참여해야 한다”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