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오후 열린 제평위 전원회의에서 네이버와 카카오 측은 당분간 제평위 운영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당초 제평위는 오는 7월 '제평위 2.0'을 출범해 그간 지적받아온 문제를 개선하고 새로운 운영 방식을 도입하기로 했으나, 이러한 계획이 사실상 백지화된 것이다.
제평위는 지난 2월 7기 활동을 중단하고 새 판을 짜기 위한 논의를 진행해 왔다. 당초 15개 단체의 참여로 운영됐던 제평위에는 올해 들어 3곳의 단체가 추가로 합류했다. 그러나 지난 3월 첫 회의 이후 한동안 회의가 없다가 이날 열린 두 번째 전원회의에서 잠정 중단 사실이 발표된 셈이다.
제평위의 이러한 결정은 정치권, 특히 포털 뉴스를 겨냥한 정부 여당의 잇따른 강경 발언 속 부담을 느낀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국민의힘은 최근 들어 양대 포털, 특히 네이버를 겨냥해 압박 수위를 지속적으로 높이고 있다. 이날 역시 윤두현 의원이 네이버 뉴스 등 인터넷뉴스서비스를 언론으로 보고, 언론에 준하는 엄격한 규제를 받아야 한다는 내용의 언론중재 및 피해구제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언론중재법)을 대표 발의했다.
실제 지난달 19일 국회에서 열린 '포털 뉴스와 언론의 자유' 토론회에서는 제평위의 심사 기준이 객관적이지 않거나 일부 위원들의 전문성에 대한 문제들이 제기됐다. 대표적으로 김위근 퍼블리시 뉴스와기술연구소장은 "제평위 심의위원회에 참여하는 기관·단체 일부는 언론과의 관련성이 떨어지고, 일부 심의위원은 제평위 활동에 대한 관심도가 낮은 경우도 있다는 문제점이 있다"고 언급했다. 김 소장은 또 "제평위가 규정한 평가 기준 중 기사 건수(기사량) 기준은 불필요한 기사 양산을 유도하고 있으며, 자체 기사에 대한 기준도 명확하지 못하다"고 꼬집었다.
제평위도 이러한 문제를 인식하고 오는 7월까지 개편 작업을 시도했으나 결과적으로 수포로 돌아간 셈이 됐다.
업계에서는 결국 제평위가 해체 수순을 밟을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네이버와 카카오가 지속적으로 뉴스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는 작업을 진행해 오고 있다는 점에서다. 카카오의 경우 이번 결정과 별개로 제평위 자체를 탈퇴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네이버 역시 뉴스 서비스로 인한 정치적 부담 속 최근 '실검 부활 논란'까지 겹쳐지면서 변화가 필요하다는 인식을 했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