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바티칸을 방문해 프란치스코 교황을 접견했다. 두 사람은 지난 2020년 2월 8일 바티칸에서 만난 바 있지만, 전쟁 발발 이후로는 처음이다.
교황을 만난 젤렌스키 대통령은 본인 텔레그램에 "우크라이나 국민의 비극에 관심을 가져준 교황에게 매우 감사하다"며 "우크라이나에서 납치된 어린이들의 운명에 대해서도 논의했다"고 전했다.
이날 교황은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평화의 상징인 올리브 가지를 형상화한 청동 조각품을 선물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교황에게 방탄판으로 만든 작품과 전쟁에서 살해된 어린이를 주제로 한 '상실'이라는 제목의 그림을 전달했다.
앞서 교황은 지난달 30일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위한 비밀 평화 임무를 수행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렇다 보니 이날 두 사람 사이에 어떤 이야기가 오갈지 이목이 집중됐다.
교황청 관계자는 현지 언론에 이번 만남은 교황이 앞서 언급한 비밀 평화 임무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고 일축했다. 또 젤렌스키 대통령이 불과 며칠 전, 교황청에 프란치스코 교황 접견을 요청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젤렌스키 대통령은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와도 비공개 회담을 가졌다. 멜로니 총리는 회담 후 공동 기자회견에서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와의 협상에서 강력한 입장에 서야 한다"면서 젤렌스키 대통령이 제안한 10개 평화 공식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인도네시아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러시아군 철수 △정의 회복 △핵 안전 △식량 안보 등 10개 평화 공식을 제안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