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동훈 NHN클라우드 대표 "K-클라우드 경쟁, 올해 분수령…금융권 확산 궤도"

2023-05-02 17:00
  • 글자크기 설정

별도 법인 출범 1년…공공·일반기업·금융 공략

"민간 부문 성장 호조…최근 공공 영역 넘어서"

NHN 게임·커머스 노하우로 개발한 상품 흥행

"고객이 쓰는 경쟁사 클라우드 대체 전략 강점"

"맞춤 AI 플랫폼 제공 계획…대외 사업 2배 목표"

김동훈 NHN클라우드 공동 대표 [사진=NHN클라우드]


올해 초 기업 가치 1조원을 인정받아 외부 투자 1500억원을 유치한 NHN클라우드가 전년 대비 두 배 성장에 도전한다. 작년 4월 독립 출범 이래 다수 고객을 확보한 공공, IT·게임 분야를 넘어 금융 업종서 확 커진 국내 클라우드 전환 시장을 집중적으로 공략한다. 김동훈 NHN클라우드 공동 대표는 2일 아주경제와 인터뷰를 통해 이 같은 올해 전략, 글로벌 확장과 클라우드 기반 인공지능(AI) 기술 대중화 등 미래 구상을 제시했다. 다음은 그와 나눈 일문일답.

-독립 법인 출범 첫 해 무엇에 전략 우선순위를 뒀나.
“공공·금융·퍼블릭(일반 기업) 클라우드 시장에 집중했다. 잘할 수 있는 영역에 집중하자는 기존 전략 우선순위를 유지했다. 공공 부문 성장률이 꾸준히 높았고 금융과 퍼블릭 영역은 계획한 대로 성과를 내고 있다. 공공 대(對) 퍼블릭 사업 실적 비중이 그간 6대 4였는데 이번 4월은 퍼블릭 시장 성과가 공공 부문보다 더 커져 역전했다. 계절성이 큰 공공 클라우드 전환 사업은 기대보다 수주 실적이 많아 매출이 증가하는 기저 효과가 있었고 퍼블릭 클라우드 시장은 원래 계획대로 순항하고 있다.”

-출범 1년간 주요한 성과는.

“공공, 금융, IT·게임 등 영역에서 고객사를 다수 확보했고 기업가치 1조원을 넘어서며 고속 성장하고 있다. 공공 부문 클라우드 전환 사업을 주도했고 이를 바탕으로 출범 후 9개월 만에 별도 기준 매출 1172억원을 달성했다. (NHN 관계사와 거래를 제외한) 대외 매출로 퍼블릭 부문이 두 배가량 성장했다. 전체 사업에서 대외 매출 비중이 높다는 것이 타사 대비 중요한 경쟁 우위 요소다. 출범 이래 대외 매출이 비중이 꾸준히 증가해 작년 말 75%, 관계사 매출이 25% 수준을 나타냈다. 출범 이전 대비 고객 수는 24% 증가했고 클라우드 마켓플레이스에 200여개 신규 솔루션이 입점했다. 데이터 활용, 쿠버네티스, 머신러닝 등 분야에 걸쳐 자체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18개도 출시했다. 지방 권역 사업을 함께 하는 거점 파트너 100여개를 포함해 전체 파트너사가 400여개로 독립법인 출범 직후 대비 70% 늘었다. 올해 1월 IMM인베스트먼트에서 1500억원 규모 자금을 유치해 독립법인으로 출범한 후 첫 외부 투자를 받았다.”

-재무제표상 매출 규모는 타사 대비 크지 않아 보인다.

“수긍하기 어렵다. 다른 (국내 클라우드) 사업자는 매출에 관계사 기여도가 우리보다 훨씬 높거나, 인터넷데이터센터(IDC) 임대로 발생하는 매출을 포함해 전체 매출이 커 보이는 것이다. 우리는 전체 상품 포트폴리오나 레퍼런스 실적으로 볼 때 그들에게 밀리지 않을뿐더러 인당 생산성 면에서 훨씬 더 경쟁력이 있다. 국내 클라우드 사업자 가운데 아직 특정 회사가 시장을 선도한다고 하지 못하는 상황이지만 올해 실적에 따라 어느 정도 순위가 명확해지고 이후 격차를 벌릴 만한 시점에 와 있다. 국내 클라우드 시장 전체를 봤을 때 퍼블릭 분야는 마이크로소프트(MS) 애저나 아마존웹서비스(AWS)와 경쟁해 우리가 빼앗아 와야 할 시장이라는 점에서 (본격적으로 성장하기까지) 시간이 좀 더 걸린다. 우리는 국내 사업자에 유리한 측면이 있는 규제 산업과 공공 분야에 더 많이 투자하고 있다. 해외 클라우드 사업자에 이 분야를 개방하기 위한 흐름이 있지만 이들이 당장 들어올 수 있는 건 아니다. (국내 시장서 해외 클라우드) 3사와 경쟁도 우리가 우위에 있다.”

-일반 기업 수요를 어떻게 공략해 나갈 계획인가.

“우리는 NHN 그룹이 영위하는 게임 사업과 인터넷 비즈니스 핵심인 커머스 사업을 위한 인프라와 플랫폼을 공급하면서 핵심 노하우를 쌓았다. 이걸로 기술을 개발하고 상품화해 일반 기업 퍼블릭 클라우드 시장에서 빛을 발하고 있다. 게임에서 출발한 앱 보안 솔루션(NHN앱가드) 공급을 민간과 공공, 금융 분야로 확대 중이다. 기존 데이터센터 인프라와 장비를 구축한 기업은 AWS 같은 환경으로 완전히 전환하기 쉽지 않다. 넷플릭스 같은 곳도 8년 정도 걸렸다. 이걸 완충하기 위한 데이터센터 기반 하이브리드 클라우드와 점진적인 클라우드 전환 서비스, 인프라 영역에 걸쳐 풀스택 솔루션을 제공하는 회사는 우리가 유일하고 이 점에 전략적으로 집중하고 있다.”

-국내 시장을 글로벌 업체가 장악할 것이란 관측이 있었다.

“(사람들이) AWS 독점을 예상했지만 ‘챗GPT’ 같은 게 나오니 AI 서비스를 쓸 수 있는 클라우드 인프라 상품이 주목받는다. 금융 분야에선 NHN클라우드 활용도, 선택 빈도가 높아지고 있다. 신한금융투자와 몇 달 전 업무협약을 맺었는데 여기서 AWS를 제외한 민간 클라우드 가운데 NHN클라우드가 선택됐다. 신한이나 KB금융그룹이 써야 하는 클라우드 그룹에 NHN클라우드가 들어가 있는 거다. 우리는 새로운 시장을 확보하는 것보다 ‘윈백(win back·경쟁사 제품을 도입한 고객 수요를 자사 제품으로 대체하는 것)’에 더 강점을 발휘하고 있다. 클라우드를 안 쓰는 고객을 설득하기보다 경쟁사 클라우드를 쓰는 곳을 고객으로 만드는 것이다. 과거 IT 운영 환경의 조직, 기술은 클라우드 운영 환경과 차이가 크기 때문에 기존 환경에서 클라우드 전환을 검토하는 조직의 구성원은 심리적 저항이나 직무 상실 위협을 느끼게 된다. 이런 점에서 AWS가 (새로운 고객에게 클라우드 도입 필요성을 설득하는) 플레이를 잘하고 있으면 우리에게 도움이 된다.”
 

김동훈 NHN클라우드 공동 대표 [사진=NHN클라우드]


-최근 유럽 지역 파트너를 확보했는데.

“국내에서 (시장 1위인) AWS 지분을 가져오면서 성장하지만, 궁극적으로 글로벌 시장에 진출해야 한다. 경험과 이해도가 있는 지역에는 직접 진출하고 그렇지 않은 지역에는 파트너십을 통해 들어간다. 일본은 우리가 클라우드 관리 서비스 사업자(MSP)로서 오랫동안 직접 서비스를 해 온 지역이고 이 역할을 지속 확대할 계획이다. 일본에 처음 나갔을 때부터 현지 기업 수요를 직접 공략하는 방향으로 사업을 진행했고, 조금씩이지만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경쟁사와 달리 NHN클라우드는 오픈스택 기반으로 구축돼 있어, (유럽 지역 파트너인) G코어(GCore) 처럼 역시 오픈스택 기반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과 ‘크로스 리전(cross region)’ 형태로 서비스할 수 있다. 국내 NHN클라우드 제품 사용자가 유럽 시장으로 나갈 때 기존 제품을 쓸 수 있고 우리가 현지 사용자에게도 서비스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다.”

-해외 매출 비중도 크게 늘릴 계획인가.

“아직은 아니다. 일본만 해도 지리적으로 가까운 시장인데 코로나19 사태 이후 한동안 왕래할 수 없어 정상적인 사업 활동을 하기 어려웠다. 그 사이 AWS가 엄청나게 성장했고 중국서도 클라우드 사업자가 시장을 넓히고 있어 대응이 필요해진 상황이다. NHN클라우드는 자체 인프라 기반 상품의 강점을 바탕으로 서비스를 확대하는 사업과 독립적으로 제공할 수 있는 SaaS나 플랫폼 상품을 AWS 마켓 플레이스에서 제공하는 사업 모두 하고 있다.”

-클라우드 성장 촉매로 떠오른 ‘생성 AI’ 수요 대응 방안은.

“오픈AI가 그런 기술을 개발하는 데 MS 클라우드 인프라가 큰 역할을 했다. NHN클라우드도 그만한 자본을 투입한다면 (기술을 개발) 할 수 있다. 하지만 클라우드 사업자가 거기에 뛰어드는 것이 맞느냐는 별개다. 메타는 그런 (초거대 AI) 모델을 공개형으로 내놓고 있지 않나. 이 기술 자체를 만들기 시작한 것은 구글이고. 게다가 생성 AI가 요약과 같은 작업을 굉장히 잘해 주지만 아주 정확하진 않다. 생성 AI 기반 서비스를 약관에 의해 제공하려면 정확한 데이터가 나와야 하는데, 생성 AI가 충분히 고도화하기 전까지는 검색 기술에 의존해야 해서 시간이 필요하다. 우리가 집중하고 있는 금융, 공공 부문 시장에는 ‘프라이빗(맞춤형) 생성 AI’ 기술 요구사항이 있다. 우리가 그런 것을 원하는 기업에 플랫폼을 제공할지, SaaS를 제공할지 전략을 세워야 한다면 전자다. 지금으로선 맞춤형 AI를 제공하는 것보다 그걸 위한 플랫폼을 제공하는 것이 낫다. 이 방향으로 갈 때 생성 AI와 검색, 두 기술을 축으로 AI 모델을 개발하는 방향을 생각하고 있다. 이를 위해 필요한 대규모 인프라는 광주에 ‘국가 AI 데이터센터’ 주사업자가 됨으로써 확보했고, 정부가 재작년과 작년 데이터 라벨링 사업을 추진하면서 양질의 데이터도 마련됐다. 아직 생성 AI 기술이 고도화할 여지가 많다. 지금은 설립 초기부터 검색 기술 역량을 바탕에 두고 그에 필요한 인프라와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는 NHN클라우드가 가장 유리한 고지에 있다.”

-광주의 국가 AI 데이터센터가 하반기 가동될 때 기대되는 점은.

“NHN클라우드는 광주 국가 AI 데이터센터 내 클라우드 인프라를 구축하고 이용 기업, 연구기관, 대학의 AI 연구개발을 지원한다. 엔비디아 그래픽처리장치(GPU) ‘H100’을 국내 최초로 도입할 예정이다. 10년간 2100억원을 투자해 광주 AI 생태계 육성과 지역 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것이다. 우리는 단순히 AI 운영을 위한 인프라를 제공하는 게 아니라 GPU를 효율적으로 쓰게 할 미들웨어 플랫폼과 그 위에 실제 활용할 수 있는 SaaS를 비롯한 여러 연관 상품을 개발하고 있다. 국가 주도  사업 계획에 따라 이 다양한 서비스를 도입할 고객도 이미 확보돼 있다. NHN클라우드가 장기적으로 성장하고 산업 생태계가 활성화하려면 국가 AI 데이터센터와 관련 기술을 활용해 성장하는 스타트업도 나와 줘야 한다. 우리는 그걸 위해 노력하고 있다. NHN클라우드의 AI 서비스를 활용한 한두 가지 성공 모델이 탄생한다면 우리 사업, 인프라, 생태계가 함께 성장할 수 있다.”

-올해 목표는 무엇이고 그걸 위해 무엇을 준비하고 있는지.

“작년(2~4분기) 별도 기준 매출 1172억원을 일으켰는데 그 중 대외 사업을 두 배 수준으로 키우는 것이 목표다. 특히 금융 분야에 집중하고 있다. 과거 금융권에선 초기 공공 시장처럼 ‘프라이빗 클라우드’ 전략에 초점을 맞춘 시범 도입이 활발했는데, (본격적인 도입·활용이) 잘 되진 않았다. 글로벌 사업자 인프라를 활용하는 전환 사업도 많이 추진됐는데 그 역시 성공 사례는 드물었다. 금융 조직이 대규모 IT 부서와 인력을 두고 역량을 키우려 해도 기존 기업 문화나 환경을 고려하면 쉽지 않다고 판단하기 시작했다. 인터넷 기업, 클라우드 기업과 전략적 제휴를 통해 전체 서비스와 기간계 시스템을 이전하는 시도가 시작됐다. 이들은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할 서비스형 플랫폼(PaaS)과 관리 플랫폼(CMP) 도구, 직원 업무를 위한 서비스형 데스크톱(DaaS)이나 가상 데스크톱 환경(VDI)을 갖춰야 하는데 우리가 그걸 모두 제공한다. 퍼블릭·프라이빗 영역을 어떻게 조화롭게 서비스할 것인지 고민한다. 기업은 서비스 연속성 문제가 발생했을 때 자기 인프라에 대한 통제력을 갖고자 해서 100% 퍼블릭 클라우드를 지향하기는 쉽지 않다. 우리는 기업이 클라우드를 부분적으로 쓰되 유사시 (자체 인프라와) 자연스럽게 연동하도록 지원하는 기술력, 운영 중에 발생하는 장애에 로레벨(low-level)까지 진단·해결이 가능한 풀스택 서비스 역량을 갖고 있어 이용자에게 신뢰성을 줄 수 있다.”

-1500억원 규모 외부 투자를 받았는데, 부족하진 않나. 어디에 쓸 계획인가.

“선행 투자하면서 구축한 것을 팔아 (적자를) 메우는 것이 인프라 비즈니스 특성인데, 지금은 선행 투자로 데이터센터를 짓는 과정의 초기에 큰 비용이 들어가 자금이 필요한 것이다. 목표에 맞는 사업을 전개하기 위해 필요 인력을 확충하는 데도 자본을 집행할 계획이다. 다만 우리 계획상 외부 투자금은 현재로서 충분하다. 계획보다 훨씬 더 빠르게, 두 배쯤 성장한다면 더 필요할 수 있다. AWS처럼 온갖 제품을 갖춰 전면 경쟁하기보다는 규모가 작더라도 특정한 시장에서 색깔이 명확한 제품으로 1등을 하는 것이 우리 전략이다. 기술이 평준화한 미래에는 (대중적인) 기능을 잘 만드는 것도 필요하지만 그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게임 클라우드’ 같은 특화된 부분이 더 중요하다고 본다. 소프트웨어 산업은 혁신 제품이 시장을 선도하게 돼 있는데 그런 면에서 개발자 역량과 생산성이 뛰어난 한국은 글로벌 시장에서 의미 있는 제품을 만들 잠재력이 충분하다. 다만 그렇게 될 때까지, 생산 활동을 지속 가능하게 만들 때까지 기업이 지원할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 NHN은 (클라우드 사업 분사 전부터) 8년 넘게 그런 대규모 인프라를 투자해 왔고 이제 혁신 제품으로 시장 확보에 필요한 선행 투자까지 집행할 시점이 됐다.”
 

김동훈 NHN클라우드 공동 대표 [사진=NHN클라우드]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공유하기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
언어선택
  • 중국어
  • 영어
  • 일본어
  • 베트남어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