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은 28일(현지시간) "독재와 전체주의에 속지 않기 위해 자유에 대한 확고한 철학과 신념을 가져야 하며, 힘을 합치고 연대해 자유를 위협하는 세력에 맞서야 한다"고 밝혔다.
미국을 국빈 방문 중인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보스턴 하버드대학교 케네디스쿨에서 '자유를 향한 새로운 여정(Pioneering a New Freedom Trail)'을 주제로 연설했다. 현직 대통령 중 하버드대에서 연설한 것은 윤 대통령이 최초다.
또 미국에서 기존의 자유방임이 19세기 후반 타인과 공존하고 연대하는 자유로 발전해 셔먼법 제정으로 이어졌고, 이렇게 형성된 공정의 가치와 공정한 경쟁 원리가 미국 경제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뒷받침했음을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올해로 70주년을 맞이한 한·미 동맹이 대한민국의 자유를 지키고 번영을 일구어 온 중심축"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특히 "많은 사람들의 숭고한 희생으로 지켜 온 한·미 동맹은 자유민주주의라는 보편적 가치에 기반한 '가치동맹'"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러면서 하버드생으로 한국전쟁에서 전사한 윌리엄 해밀턴 쇼(William Hamilton Shaw) 대위의 희생을 추모하고, 쇼 대위의 며느리 캐럴 캐머런 쇼(Carole Cameron Shaw)와 손자 윌리엄 캐머런 쇼(William Cameron Shaw)에게 감사 인사를 드렸다.
아울러 윤 대통령은 "자유와 민주주의가 지금 심각한 도전을 받고 있으며, 위기에 처해 있다"고 진단했다.
먼저 "허위 선동과 가짜뉴스가 디지털, 모바일과 결합해 진실과 여론을 왜곡하고 있으며, 그 결과 민주주의가 흔들리고 자유가 위협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자유와 민주주의를 지키려면 무엇보다 용기와 연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윤 대통령은 "국제법을 위반한 우크라이나 침공과 같이 다른 나라의 자유를 존중하지 않는 행위에 대해서는 국제사회가 결연한 연대로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더해 북한을 "다른 사람의 자유를 무시하는 독재적이고 전체주의적인 태도의 결정판"으로 정의하고 북한 정권의 참혹한 인권유린 상황을 자세히 거론하기도 했다.
이 밖에 윤 대통령은 "디지털 심화에 맞춰 새로운 규범과 질서를 만들어나가야 한다"며 "디지털 질서는 세계시민의 자유와 후생을 극대화하고 공정한 기회를 보장해야 하며, 특히 약자에 대한 배려가 있어야 한다"고 했다.
이날 연설에는 하버드대학교 학생, 교수진 등이 참석했고, 국제정치학 분야 세계적 석학이자 미국 국무부 차관보, 국가정보위원회 위원장 등을 역임한 조지프 나이(Joseph S. Nye) 하버드대학교 석좌교수가 연설 후 토론자로 참여했다.
윤 대통령은 연설에 앞서 하버드 메모리얼 처치를 방문해 인류의 자유를 수호하기 위해 목숨을 바친 하버드인들을 추모했다.
또한 한국전쟁에서 전사한 하버드대 졸업생 18명의 이름이 새겨진 동판 앞에서 한국의 자유를 지키기 위한 그들의 희생을 기리며 묵념했다. 메모리얼 처치 방문 후에는 로렌스 바카우(Lawrence S. Bacow) 하버드대학교 총장과도 면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