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페이 출시 한 달…'회원·가맹점 수' 모두 합격점

2023-04-23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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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출시 한 달을 맞은 애플페이가 초반 흥행몰이에 성공했다. 애플페이를 독점 공급하는 현대카드의 신용·체크카드 회원 수가 모두 큰 폭으로 늘었다. 애플페이의 근간이 되는 NFC(근거리무선통신) 단말기도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보급되고 있다. 일단 현대카드가 그렸던 초반 그림은 모두 적중했다는 평가다.
 
23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현대카드의 지난 3월 사용 가능 체크카드 수는 26만6000장으로 집계됐다. 이는 직전 달(17만9000장)보다 49%가 늘어난 수치다. 작년 말(15만1000장)과 비교하면 증가 폭이 76%까지 커진다. 그간 현대카드가 거둬들인 체크카드 분기 실적 중 가장 고무적인 성과다.

현대카드를 제외한 나머지 카드사의 체크카드 수는 일제히 감소했다. 금융계 카드사인 하나카드 만이 직전 달보다 소폭(0.9%) 늘었다.

이는 애플페이에 대한 Z세대(1997~2012년생)의 관심이 그만큼 높단 것을 뜻한다. 이들 중 상당수는 금융 이력이 부족한 탓에 신용카드 발급이 어렵다. 이들은 향후 신용카드 고객으로 전환할 가능성이 크다.

신용카드 신규 회원도 폭증했다. 현대카드의 3월 신규 회원 수는 20만3000명으로 전월(11만6000명)의 두 배에 육박했다. 2위 업체인 KB국민카드(14만9000장)와의 격차도 상당하다. 이외 신규 회원이 10만 명을 넘은 곳은 신한카드(13만6000장), 삼성카드(12만7000장), 롯데카드(11만3000장) 등이다.

일단 현대카드가 애플페이 도입을 통해 그렸던 회원 수 확대, 시장점유율 증가 등의 단기적 목표는 달성한 셈이다. 이후 늘어난 고객을 토대로 적극적인 장·단기 대출 영업에 나설 계획이다. 미래 먹거리로 육성 중인 구독서비스로의 유입을 시도할 가능성이 크다.

‘NFC 단말기’ 보급 문제도 우려했던 것보단 빠르게 풀려나가고 있다. 애플페이 출시를 계기로 공급이 빠르게 확산하는 중이다. 현재 애플페이 결제를 지원하는 온·오프라인 가맹점 수는 129곳으로 출시 당시보다 크게 늘었다. 카페의 경우 사실상 스타벅스를 제외한 모든 가맹점에서 애플페이 결제를 할 수 있다. 백화점과 대형마트도 신세계 계열사를 제외한 대다수 가맹점에서 결제를 지원한다.

소상공인들 사이에선 NFC 단말기 가격을 부담하더라도, 교체를 결정하는 업체가 늘고 있다. 밴사(부가가치통신사업자)들은 이후 단말기 교체 수요를 흡수하기 위해 할인을 비롯한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최근 KT 계열사 스마트로는 판매자의 스마트폰으로 NFC 결제를 지원하는 '프리페이 앱'도 선보였다. 별도의 단말기 없이도, NFC 결제가 가능한 환경이 구축된 것이다. 이에 힘입어 애플페이는 국내 서비스 시작 3주 만에 총 가입 기기 수가 200만대를 넘어섰다.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은 “결국 닭과 달걀의 문제일 뿐”이라며 “애플페이 도입으로 발생한 수요가 공급을 촉진할 것이고, 이는 또 다른 수요를 만들어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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