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중분쟁이 중국의 미국 반도체 기업 조사 등으로 가열되면서 세계 GDP 3위국인 인도를 중심으로 탈중국 흐름이 가속화되는 분위기다. 우리나라도 30년 넘게 흑자를 유지했던 중국과의 교역에서 수출 감소와 무역적자가 이어지면서 대체 시장을 발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1일 국제금융센터는 '인도 경제 역할의 중국 대체 가능성 점검' 보고서를 통해 "향후 상당기간 인도 경제가 중국을 대체하기는 어렵겠지만 잠재력과 지정학적 수혜 등을 감안해 우리나라도 차이나 플러스 원 전략을
단계적으로 시행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관세청에 따르면 올 들어 이달 20일까지 우리나라의 누적 무역적자는 265억8400만 달러로, 지난해 연간 총 무역적자액 477억8500만 달러의 절반을 넘어섰다. 지난해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가 촉발한 국제 에너지가격 급등이 무역적자를 유발했지만 올 들어서는 매월 큰 폭으로 줄고 있는 대중국 수출 감소가 무역적자의 원인이 되고 있다.
인도는 탄탄한 인구구조와 정책지원 등을 바탕으로 6%대의 높은 성장세가 예상되면서 높은 성장 잠재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또 최근에는 미국과 연대를 강화하면서 분쟁 당사국인 중국보다 안정적인 투자처로 꼽힌다.
다만 인도 정부의 지나친 보호주의와 열악한 제도·인프라 등은 글로벌 생산기지로 발전하기 위해 풀어야할 숙제다.
인도의 높은 전력 송·배전손실(17%)과 부족한 대형항구 인프라는 중국에 비해 고부가가치 상품 및 대량 생산을 어렵게 하는 요인이다. 또 인도 정부가 아시아 최고 관세율(18%) 등 무역장벽을 높이고 기업들도 수출보다 내수에 치중한 결과 자체 혁신동력이 약화되면서 대외의존도 심화하는 부작용이 발생하고 있다.
따라서 미·중 분쟁에 따른 리스크에 대응하기 위해 중국 시장을 유지하면서 인도, 베트남 등으로 투자를 늘리는 '차이나 플러스 원 전략'을 단계적으로 시행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국제금융센터 관계자는 "IMF는 향후 5년간 인도의 글로벌 성장기여율을 13%로 평가하면서 미중갈등의 수혜국으로 지목했다"며 "우리나라도 인도를 첨단생산기지와 주요 수출시장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다만 중국 GDP 증가분이 인도의 2배에 육박하는 등 소비, 생산 측면에서의 중요성이 여전하다"며
"기술경쟁력 제고와 현지화 등을 바탕으로 중국시장을 유지하는 노력도 병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