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9년 4월 축구장 면적(0.714㏊) 1700배가 넘는 산림 1260㏊(1260만㎡)를 잿더미로 만든 강원도 고성산불의 피해 보상을 두고 긴 법정 다툼 끝에 이재민들이 1심에서 일부 승소했다.
20일 오후 춘천지법 속초지원 민사부는 고성산불 이재민 등 산불 피해 주민 64명이 한국전력공사를 상대로 낸 260억원 규모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했다.
재판부는 "인정된 손해액에서 피고의 책임을 60%로 제한했다"며 "피고가 고의 중과실로 화재를 발생시킨 게 아니고 당시 강풍 등 자연적인 요인 때문에 피해가 확산한 점도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소송은 고성 산불 피해주민 21명이 2020년 1월 한전을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하면서 시작됐다. 이후 추가 소송이 잇따라 원고 수와 청구금액 규모가 늘었다.
이들은 2019년 12월 31일 산불 피해 보상과 관련해 설치된 '고성지역 특별심의위원회'가 산불 발생의 원인자인 한국전력공사 측의 최종 보상 지급금을 손해사정 금액의 60%로 결정하자 이에 반발해 소송을 택했다.
이와 관련해 재판부는 지난해 11월 화해 권고 결정을 내리기도 했지만 양측이 모두 이의를 제기, 결국 판결까지 왔다.
그러나 법원이 인정한 손해배상액 87억원은 이재민들이 요구한 260억원 규모에 못 미치고, 감정평가액의 60% 수준에 그쳐 이재민들이 반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