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 3사, 수익성 개선 총력…폐점 대신 리뉴얼로 경쟁력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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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 타입·테넌트 비중 높여…체험·체류형 매장으로 변신

대형마트 3사가 오프라인 점포 경쟁력 강화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대형마트들이 그동안 쿠팡을 비롯한 이커머스 기업의 약진으로 온라인 시장에 집중했다면, 엔데믹 이후 오프라인 마트 본연의 경쟁력에 다시 집중하는 모습이다.
 
최근 몇 년 간 실적 부진에 오프라인 매장을 폐점하는 구조조정을 단행했지만, 지난해부터는 쇼핑 뿐만 아니라 체험형 공간을 대폭 늘렸다. 고객들이 장기간 체류할 수 있는 동선을 만들어 소비를 늘리겠다는 목적이다.
 
대형마트 3사들은 비식품 매장을 축소하고 오프라인 마트의 장점인 식품(그로서리) 매장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었다. 매장 자체도 마트보다는 쇼핑몰의 모습으로 변모하고 있다.
 

최근 리뉴얼한 이마트 연수점 전경. [사진=김봉철 기자] 

◆이마트, 자산 전략적 재배치…연수점, 더타운몰 2호점으로 재개장
 
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2019년부터 시작한 자산의 전략적 재배치와 함께 미래 점포형 매장 확장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이마트는 2019년 13개 매장을, 2020년에는 마곡 부지, 2021년에는 이마트 가양점을 매각했다. 매각 금액 규모만 2조5000억원이 넘었다.
 
서울 성동구에 위치한 이마트 성수점 영업 종료도 같은 맥락이다. 2001년 개점 후 22년 만의 영업 종료다. 이마트는 2021년 성수동 본사의 토지 및 건물을 1조2200억원에 크래프톤·미래에셋 컨소시엄에 매각했다.
 
2027년까지 복합 건물 개발이 완료되면 이마트 성수점은 이곳에 미래형 점포로 재입점할 예정이다.
 
지난 2020년 5월 이마트 더타운몰 월계점이 이마트 리뉴얼의 시작이었다.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한창이던 때에도 오프라인 매장에 대한 투자를 이어가 2020년 9개점, 2021년 19개점, 2022년엔 8개점의 리뉴얼 작업을 진행했다.
 

이마트 연수점에는 최신 트렌드를 반영한 각종 테넌트들이 입점해 있다. [사진=김봉철 기자]

이달 초 인천 연수점에 들어서자, ‘힙한 동네’인 서울 성수동의 느낌이 물씬 풍겨났다. 월계점에 이은 더타운몰 2호점으로 서울 유명 브랜드의 브런치 카페와 맛집들을 그대로 옮겨온 모습이었다.
 
연수점은 이마트 70%, 테넌트 30% 비중의 매장 구성에서 이마트 30%, 테넌트 70%로 탈바꿈했다.
 
이마트 연수점 바로 옆 아파트 단지에 거주하는 40대 주부는 “예전보다 먹고 즐길거리가 많이 늘어서 자주 찾고 있다”면서 “오히려 줄어든 이마트 매장도 동선이 줄어서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홈플러스 시화점 전경. [사진=김봉철 기자]

◆홈플러스 시화점, 단층 매장 장점 극대화…롯데 제타플렉스, 신선식품 강화
 
홈플러스는 ‘세상의 모든 맛이 다 있다’라는 콘셉트로 초대형 식품 전문 매장 ‘메가푸드마켓’을 내세우고 있다.
 
지난해 2월 인천 간석점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17곳을 ‘홈플러스 메가푸드마켓’으로 리뉴얼한 가운데 매출도 수직 상승 중이다. 강서점의 경우 리뉴얼 오픈일인 지난해 8월 25일부터 연말까지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80% 신장했고, 방문객 수는 약 75% 증가했다.
 
지난 7일 방문한 홈플러스 시화점은 단층 매장으로 지상 1층에 넓은 주차장을 조성해 차량 방문이 편리했다. 이달 말 탑텐과 키즈카페 등 테넌트를 신규 입점을 위한 부분 공사가 한창 진행 중 이었다.
 
특히 시화점은 홈플러스의 올해 회계 연도 첫 리뉴얼 점포이자, 중소형 매장에 대한 첫 리뉴얼이다. 경기도 시흥시 정왕동에 위치한 시화점 주변은 남서쪽에 시화공업단지, 북동쪽에 아파트 단지가 있는 복합 상권으로 다양한 수요층을 흡수할 수 있다. 이른바 ‘3040세대’ 젊은 고객의 비중이 높은 편이기도 하다. 지난해 이마트 시화점 폐점으로 인한 고객 흡수 효과도 있을 것으로 예상됐다.
 
중소형 매장에 대한 리뉴얼은 이제훈 홈플러스 사장이 추진을 강하게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사장은 2021년 취임 이후 ‘사업 재정비’를 최우선 과제로 추진해왔다. 점유율 하락의 가장 큰 원인이었던 고객 이탈부터 바로 잡기 위한 테스트베드로 시화점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시화점은 다른 경쟁사들의 매장과 달리 고객 체류보다는 회전율에 중점을 뒀다. 주말에 비해 평일 고객이 적다는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서다.
 
임헌숙 홈플러스 시화점장은 “리뉴얼 개장 이후 주말 기준 4배, 평일에도 두 배 이상 고객이 늘었다”면서 “테넌트 매장 공사가 완료되면 더 많은 고객들이 찾아 올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마트 제타플렉스에 육류 등 신선신품이 진열돼 있다. [사진=김봉철 기자] 

지역 맞춤형 매장 전략을 펼치고 있는 롯데마트는 지난해에만 총 10개점을 리뉴얼했다. 리뉴얼 점포의 매출 실적은 리뉴얼 이전보다 평균 20% 상승했다. 지난해 12월 리뉴얼 오픈한 부평점은 매출이 30% 이상 증가했다.
 
롯데마트의 대표적인 리뉴얼 매장은 2021년 개장한 ‘제타플렉스(ZETTAPLEX)’라고 할 수 있다.
 
지난 4일 잠실역으로 이어진 제타플렉스 지하로 들어서자, 제일 먼저 와인전문점인 ‘보틀벙커’가 눈에 들어왔다. 보틀벙커에는 중저가의 와인부터 수천만원대의 초고가의 와인까지 모두 구비돼 있었다.

롯데마트 역시 신선식품에 주력하고 있다. 먼저 시각적으로 생동감이 넘치는 보일 수 있도록 새롭게 단장한 육류, 활어 코너가 시선을 사로잡았다. 롯데마트는 창고형 할인매장 ‘빅마켓’도 ‘맥스(MAXX)’로 전환 중이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점포 리뉴얼 등 마트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노력들을 하고 있다”면서 “고객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콘텐츠로 만족도를 높이면서 매장에서의 체류시간도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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